홍익표 "尹정부 2년, 경제·민생 파탄…여야, 미래 위한 정치 협업하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정부 2년 만에 언론자유를 비롯한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경제와 민생은 파탄 직전이며, 국격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세력은 더불어민주당뿐"이라며 "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의 오만과 독선으로 정치는 타협과 합의의 기능을 잃은 채 극단적인 대립과 증오, 혐오에 포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기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책임도 있다. 지난 시기 저희는 국민께서 보내주신 성원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오만하고 무도한 권력에게 입법부까지 넘어간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한국 정치에서 협력과 상생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킬 수 있는 힘을 모아 주시라"고 총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번 총선, 국민의 선택을 통해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느냐, 과거로 뒷걸음질치느냐, 민주주의를 회복하느냐, 권위주의로 회귀하느냐, 공정하고 상식적인 사회로 가느냐, 반칙과 특권이 판치는 사회로 가느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바뀌겠습니다. 더 잘하겠다. 대한민국 정치에서 사라진 상생과 협력, 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정치를 직시할 필요성이 있다며 "여야의 갈등과 경쟁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여기서 멈추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갈등과 대립을 분열과 증오가 아닌 타협과 합의로 해결해 내는 것이 정치의 숭고한 의무이자 본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우리 정치는 서로를 조롱하며 극단으로 치달아 대화와 타협의 문을 닫는 나쁜 정치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며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권력 행사를 자제하는 민주주의 규범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화와 토론이 아니라 압수수색과 보복수사로 입을 틀어막는 일이 다반사"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진보당 강성희 의원과 카이스트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 도중 경호원에 의해 강제 퇴장당한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이들이 외친 목소리는 '국정기조를 전환하라' 'R&D 예산을 복원하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였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대통령의 응답과 사과는 일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거리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채상병 특검을 요구하는 해병대 단체와 관계자들, 그리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고 있는 해병대 박정훈 대령의 모습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와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의회정치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겠다. 민주주의를 이룩한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을 믿기에 무도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권력에 힘껏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경쟁하며 협업하는 정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미래를 위한 정치 협업 과제로 △공정 경제 △혁신 경제 △기후위기 대응 △저출생 대책 등을 제시했다.

그는 첫 번째 정치 협업 과제로 '공정 경제'를 언급했다. 그는 "여와 야, 진보와 보수의 첫 번째 협업 과제는 사람이 존중받는 공정한 경제질서를 만드는 것"이라며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이 안정되어야 하고, 일자리가 안정되어야 한다. 일하는 사람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주택, 의료,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시대의 기업 경쟁력은 '저녁이 있는 삶'에서 비롯된다. 인간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최소한의 삶과 품위가 지켜지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과제로는 '혁신 경제'를 제시했다. 그는 "현재 인공지능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고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곧 글로벌 경제 성장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인공지능은 기술 패권, 국가안보와도 직결된다. 여야가 힘을 모아 과감한 정책 지원을 통해 독자적 초거대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판 IRA법'을 적극 마련해 우리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보다 앞선 기술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통 크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 협업 과제로 기후위기 대응을 제시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산업이 계속 후퇴하고 있는 데 대해 많은 전문가들도 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 회복과 RE100 달성을 위해 관련 지원 제도와 예산은 반드시 복원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해상풍력 보급 확대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도 언급했다.

네 번째 협업 과제로 저출생 대책을 꼽았다. 홍 원내대표는 "저출생 관련 대책은 정답을 찾을 시간이 없다. 가정, 기업, 정부가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합의된 것부터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지난 1월 발표한 저출생 대책 공약에 대해 "기존보다 진전된 정책을 제시한 점 매우 환영한다. 그동안 민주당이 제안해 온 정책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평가하며 "양당 사이 정책에 큰 이견은 없다. 약속만 하지 말고, 신속히 행동으로 옮기자고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정식으로 제안드린다"고 했다.

또 "여당도 민주당이 국민께 약속드린 결혼·출산지원금 도입, 결혼시 소득과 자산을 따지지 않고 모든 신혼부부에게 대출을 제공하고 출산 자녀수에 따라 원리금을 감면하는 지원 제도, 출산 자녀수에 맞는 적정한 주거를 제공하는 '우리아이 보듬주택', 정부가 절반을 지원하는 '우리아이 자립펀드' 공약 등에 대해 신속한 검토를 통해 화답해 주시길 희망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러한 정책을 한 데 묶어 정책 소유권을 주장하지 말고, 자신의 성과로도 내세우지 말며 총선 이후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필요한 입법 과정을 진행해 국민께 새로운 희망을 드리자. 관용과 협업의 정치를 바로 오늘부터 시작하자"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