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證, 美 대선이 한국 채권 시장에 미칠 영향 조사 보고서
안재균 연구원 "국고채 금리 변동성 높이는 요인될 것"
"바이든 재선 시 주요 국고체 금리 상승 대신 점진적 하락세 예상"
"트럼프 재집권 시, 한미FTA 재협상에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우려"
"2017년과 같은 韓 CDS프리미엄 급등에 환율 상승 위험도 우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수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진단이 27일 나왔다. 앞서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대선 예비선거 전야 파티에 참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통신］
신한투자증권은 27일 채권전략보고서를 통해 이번 미국 대선은 전·현직 대통령이 다시 맞붙는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높은 중요도를 갖는다며, 자료를 통해 이번 대선이 한국 채권시장에 미칠 여파를 점검한 결과 이 같은 평가를 내놨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한국 채권시장은 (11월)미국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향후 금리 인하 기대 속에 강세 유지가 예상된다"며 "누가 당선되든지 재정적자 축소, 국채 발행 감소, 금리 인하 전환 및 달러 약세 환경 조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행은 자국 성장, 물가, 금융환경을 중요시하며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연구원은 바이든 재집권 시 현재의 정부 정책 변화 가능성은 낮아진다고 봤다. 그는 "한국은 자유무역 기조 아래 반도체, 전기차 관련 품목 중심 대미 수출을 유지할 수 있다"며 "지금처럼 수출 주도의 경제 성장세를 이어갈 여건이 마련되며, 이 경우 한은 통화정책은 내수 부진 정도에 따른 기준금리 조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주요 국고채 금리 움직임은 상승 대신 점진적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안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될 경우에는 한미 무역, 통상 분야 갈등 재부각,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이 제기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또는 철회를 운운할 경우 한국 교역 위축, 그에 따른 수출의 성장 기여도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과의 갈등 시 소극적 개입, 주한미군 주둔 관련 소음 발생도 걱정거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국에 대한 북한의 적대적 행동을 보면 2017년과 다르게 원화 약세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트럼프 재집권은 점진적 금리 인하라는 기본 전망을 훼손하여, 국고채 금리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무역·통상 중심의 경제 정책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서 미국이 주는 직간접적 영향이 크기에 향후 4년을 결정할 대선은 그래서 주목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출처=신한투자증권 보고서］
그는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무역, 외교, 국방 등 전 분야에서 미국 이익을 최우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며 "재선 공약 'Agenda 47'을 보면 경제에서 중국 견제 지속 방침을 예고하고, 에너지 및 자동차 부문에서는 전통산업으로의 회귀를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등 실리를 최우선하는 외교정책 또한 포함되어 있다"며 "한국에는 먼저 한미 FTA 재협상 등 무역, 통상 분야에서 마찰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도 했다.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전 정부와 다르게 자유무역주의를 강조했고, 동맹국들과의 협력 강화에 나섰기에 한국은 대미 수출, 무역수지 흑자폭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트럼프 집권 전인 2016년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약 232억달러였지만, 집권 후 연평균 150억달러로 36% 가량 축소됐다.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국가들 중심으로 관세 조치 등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트럼프는 한미 FTA 협상이 잘못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결과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급격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안 연구원은 "트럼프 2기가 출범할 경우 이러한 모습이 다시 등장할 공산이 크다"면서 "이 경우 한국은 대미 수출 약화라는 악재를 맞이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당선 후 대중 무역 갈등은 이어졌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시기보단 강도가 낮아졌고 주요 분쟁 지역에 대한 개입 빈도도 늘어났다. 따라서 트럼프 시절 연평균 720억달러였던 대미 수출액은 바이든 집권기 1070억달러로 48% 늘었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도 트럼프 시절 연평균 150억달러에서 320억달러로 112% 증가했다고 안 연구원은 설명했다.
◆…［출처=신한투자증권 보고서］
그는 "북한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 당시 핵실험에 성공하고 장거리 탄도탄을 개발, 군사적 위험을 증대시켰다"며 "이에 대해 미국은 미사일 추적함을 서해에 배치하고 대북 선제타격이라는 카드까지 거론할 정도로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55bp(1bp=0.01%포인트)를 상회하며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후반에는 (북한이) 미군 괌 공군기지를 사정거리에 두는 장거리 탄도탄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직접적 위협을 가하기 시작하면서 트럼프 정부는 항모전단과 B-52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북한에 근접해 전개하는 등 추가 강경 조치를 시행했다"면서 "한국 CDS 프리미엄이 70bp대를 넘어서는 등 불안감이 고조됐다"고 부연했다.
안 연구원은 "반대로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밀함을 내세워서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낮추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지만, 현재 북한은 한국을 다시 적으로 규정하고 유화적 조치들을 모두 철회했다"며 "한국과의 충돌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는 바이든처럼 동맹국을 우선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도도 했다.
이어 "여기에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해 한국에 막대한 비용을 청구하면서 철수까지 주장하면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이런 상황 부각 시 2017년과 다르게 CDS프리미엄 급등과 함께 환율 상승까지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가 수월하지 못할 환경을 조성하는 요인이 되고, 한미 교역 위축과 그에 따른 수출의 성장 기여도를 낮출 전망"이라며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여 물가 불안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어 점진적 금리 인하라는 기본 전망을 훼손해 금리 변동성을 높일 요인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