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분산 투자... 리밸런싱·위험관리 한 번에
모자형 구조가 재간접형 구조보다 수익률 높아
운용 도중 인출 가능... 빈티지 끝나도 계속 운용
알약 하나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으면 얼마나 편할까. 알약 음식이 상용화되면 식단을 짜지 않아도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고, 요리를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을 다른 여가 활동에 쏟을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작아 공상쯤으로 여겨지는 얘기다.
타겟데이트펀드(TDF)는 알약 음식과 닮은 금융상품이다. 상품 하나에 가입하는 것만으로 글로벌 투자·분산 투자·시장 상황을 고려한 투자가 가능하다. 펀드매니저는 가입자의 자산을 운용하면서 전 세계 주식·채권·대체 자산 등에 분산 투자하고 리밸런싱(Rebalancing)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한다. 일반인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다.
TDF는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자동 조정해 주는 펀드를 의미한다. 은퇴 시점이 멀면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이고 은퇴 시점이 가까우면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린다. 이렇듯 생애 주기에 맞춰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위험관리 기능은 이 상품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이자 다른 금융상품과 구별 짓는 특징이 된다.
TDF는 자체 지정한 목표 시점을 기준으로 자산을 운용한다. 따라서 개별 투자자의 은퇴 시점까지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 TDF 이름에 붙는 4자리 숫자는 목표 시점을 의미하고 Target Date 혹은 빈티지로 불린다.
TDF는 오랜 기간 투자해야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기준 국내 출시된 전체 TDF 상품의 5년 수익률 평균은 34.31%였고 3년 수익률은 9.48%에 불과했다.
하나의 예시로 미래에셋전략배분TDF의 5년 수익률은 47.42%였는데 3년 수익률은 10.54%, 1년 수익률은 14.06%였다. 수익률 상위 10개 TDF의 5년 수익률은 1·3년 수익률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 상품은 단기 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보다 느긋하게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TDF를 선택할 때는 내가 가입하려는 TDF가 어떤 구조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예시로 TDF2040 상품을 가입한다면 5년 수익률 기준 상위 5개 TDF는 미래에셋전략배분TDF(55.55%), 한화LifePlusTDF(49.04%) 미래에셋자산배분TDF(44.35%) 신한마음편한TDF(44%) 키움키워드림TDF(41.93%)이다. 이중 미래에셋전략배분TDF는 모자형 구조고 나머지 4개 TDF는 재간접형 구조다. 모자형 구조는 여러 자펀드의 자금을 하나의 모펀드에 통합해 운용하는 구조지만, 재간접형 구조는 TDF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다른 펀드에 재투자하는 구조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모자형 구조는 이중 보수가 발생하는 재간접형 구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용상 비용이 절감돼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TDF는 연금저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개설한 이후에 가입할 수 있다. 가입 후 수익이 나면 운용 도중에 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 빈티지가 끝나면 펀드는 청산되지 않고 자금은 안전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면서 운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