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통지, 의견 진술 기회 절차 거칠 것"
"설명 타당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처분"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이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채혈실 앞이 환자와 의료진 등으로 붐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전공의에 제시한 '복귀 마지노선' 시한인 29일이 지나면, 3월부터 의사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과 사법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오늘(29일)까지 복귀하면 근무지 이탈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노라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며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는 합리적으로 무엇이 문제이고 이렇게 고쳐줬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를 내면 충분하다"고 재차 복귀를 촉구했다.
정부는 복귀 시한이 다가오면서 업무개시명령 대상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지난 27일까지 업무개시명령 대상 전공의는 100대 수련병원에서 9267명, 불이행확인서를 받은 전공의는 5976명이다.
김충환 중수본 법무지원반장은 "3월 4일 이후 바로 (면허) 정지 처분이 들어가는 건 아니다"며 "사전 통지하고 의견 진술 기회 등의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법 절차도 법과 원칙에 따라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수 제2차관은 "의견 청취 결과, 전공의들이 하는 설명이 타당하지 않고 납득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처분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데이 이후 사고가 터지면 원인 조사에 따라 책임이 부과되는 것이지, 무조건 현장 의료진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것은 아니다"며 "만약 원래 있어야 하는 의사가 없어서 사고가 벌어졌다면 부재한 전공의에게 책임 소재가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박 제2차관은 "5천여명에 대해서 한꺼번에 (처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가능한 행정력의 범위 내에서 진행할 것이고, 원칙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정부 기관 등 행정청은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 당사자에게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법적 근거 등을 사전 통지해야 한다.
앞서 정부는 29일을 복귀 시한으로 제시하며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가 전날(28일) 오후 7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소속 전공의 9997명이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전공의의 80.2%를 차지한다.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9076명으로 전체 전공의의 78.2%다.
전날 기준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294명으로 확인됐다. 한 명 이상 복귀한 병원은 32개 병원이고, 10명 이상 복귀한 병원은 10개 병원이며, 최대 66명 이상 복귀한 병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날까지 전공의들의 복귀 현황을 살핀 뒤 이후에는 현장에 나가 채증을 통해 업무개시명령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이후 처분 절차에 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