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벽산건설의 경우는 지난 2003년 정기세무조사를 받은 이후 3년만에 이례적으로 정기조사가 아닌 심층세무조사를 또 받게 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가 최근 집값 불안 원인을 신규 분양아파트의 고분양가로 보고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엄포성 시범케이스'로 세무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 국세청 세무조사 왜 나섰나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15일 부동산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고가로 분양된 기존 아파트는)사후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는 없지만, 고분양가로 기업의 수익이 생기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신고 등에 대한 검토가 있을 수 있다"며 세무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16일 건설업계에서는 "국세청의 이번 건설사 세무조사는 부동산특별대책의 일환으로 부동산시장을 전방위로 압박하기 위해 정부부처간 사전 조율 끝에 나온 것 같다"며 "고분양을 하는 건설사는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엄포성 조사"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 한라건설, "고가분양이 세무조사 이유?…글쎄.."
16일 한라건설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 10여명이 전날 서울 송파구 신천동 본사를 예고없이 방문, 경리관련 서류와 회계장부,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해 박스에 담아갔다.
건설업계는 "한라건설은 지난 9월 파주신도시 한라비발디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평당 400만원이상 비싼 평당 1천257만-1천499만원에 책정해 고가로 분양했으며, 역시 고분양가였던 은평뉴타운과 함께 수도권 집값상승의 빌미가 됐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최근 집값 불안 원인을 신규 분양아파트의 고분양가로 보고,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시범케이스'로 이 회사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나서게 됐지 않았겠냐는 것.
이에 대해 한라건설 측은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으로서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며 "정기조사를 받은 지 5년이 넘었기 때문에, 정기조사를 받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말을 아껴야 할 피조사자 입장에서 모든 것은 조사결과가 말해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 벽산건설, "아파트 고가분양 사실 없는데…"
서울국세청 조사1국 소속 요원들은 15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벽산건설 본사에 사전 예고가 없이 들이닥쳐 관련서류 일체를 압수해 가는 심층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지난 2003년 정기세무조사를 받은 이후 3년 만에 심층조사를 받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2003년 조사 때 2001년 거래분까지 조사를 받은 만큼, 정기조사성격의 조사를 받는 것 아니냐"며 자위하는 분위기다.
회사가 아파트를 고가분양한 사실이 있다면 부동산특별대책에 따른 조사로 이해할 수 있지만 아파트값을 부추겼다고 의혹을 받을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고, 심층조사를 맡은 서울청 조사4국이 아닌 조사1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기 때문.
이와 관련 국세청은 최근 정기세무조사를 받은 업체는 조사가 5년에 한번 꼴로 이뤄지는 것을 악용해 조사후 몇 년 동안 도덕적 해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조사기업에 대해선 반드시 재검증을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조사가 이뤄진 후에도 피드백(재검증)을 통해 불성실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될 땐 곧바로 세무조사에 착수, 조사 후 얼마기간 동안 이뤄질 가능성이 큰 도덕적 해이를 차단해 보겠다는 것.
이와 관련 국세청 안팎에선 이번 벽산건설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이유가 국세청이 지난 2003년 세무조사를 벌인 이후의 재검증과정에서 불성실신고혐의를 포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