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보좌진' 권향엽 '사천' 논란…"부인 사법리스크까지 방탄 대비하나"

더불어민주당이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를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해 해당 지역의 현역 의원인 서동용 의원을 컷오프(공천배제) 시키고,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에서 부인 김혜경 여사를 보좌했던 권향엽 예비후보를 전략공천해 파문이 일고 있다.

4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지난 1일 최고위에서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을 여성전략특구 지역으로 지정하고, 권 예비후보를 단수공천하는 안을 두고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종 의결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고위에서 현역인 서 의원과 경선을 붙이는 게 어떻겠냐는 반대 의견이 있었는데, 결국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올린 원안대로 권 후보가 전략공천 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천에서 여성전략특구로 지정된 곳은 이 지역이 유일하다.

권 예비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대통령 후보 직속 기구인 '배우자실 부실장'으로 이해식 의원(배우자 실장), 정은혜 전 의원(부실장)과 함께 김 여사의 일정과 수행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상 권 후보의 경쟁력을 따져봐도, 서 의원이 현역 하위 20%에 속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김혜경 씨와의 인연 때문에 권 후보가 공천을 받은 게 아니냐는 사천 논란이 이는 것이다.

컷오프된 서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일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의 전략 선거구 지정과 함께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에 대한 모든 권한이 전략공관위원장으로 넘어가게 된다. 아마 여성특구로 지정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라며 '전적으로 이 권한은 전략공관위원장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고 짚었다.

이어 "단 한 번도 논의된 바 없는 여성특구의 존재가 공관위원장의 발언을 통해 확인된 순간"이라며 "공관위의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전략 선거구 지정은 그 절차와 과정이 이상하다. 당규를 뛰어넘고 일의 순서가 뒤바뀌었다. 무소불위의 공관위 결정으로 인해 우리당의 시스템 공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작년 9월 KBC 여론조사, 작년 12월 KBS 여론조사, 지난 2월 MBC 여론조사까지 6개월 내내 모두 저 서동용이 다른 민주당 후보들과 비교해 2배 이상의 압도적 차이로 1등을 기록했다"며 "반면 전략 공천된 권향엽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이정현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관위는 호남 지역구는 경선이 원칙이라고 했다"며 "저는 민주당 의정활동평가 하위 20%에 들지 않았다. 금품수수 같은 비리 의혹에 연루된 적도 없다. 지역 주민들이 믿고 맡겨주시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경선의 기회조차 박탈하면서 무리한 전략공천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당 지도부에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의 전략공천 결정을 재고해 주시고, 공정한 재심으로 당의 시스템 공천을 되살려 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내고 권 예비후보 전략공천에 대해 "권 후보보다 3배 가까이 지지율이 높았던 해당 지역 서동용 의원을 제치고, 난데없는 여성전략특구 지정에 단수 공천 티켓까지 쥐어 주었으니 '사천' 의혹 제기는 지극히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당대표 부인 보좌의 대가로 단수 공천 직행하는 것이 민주당이 말하는 시스템 공천인가"라며 "김혜경 씨 보좌의 대가라서 그런지 일처리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탄도 모자라 이제는 당대표 부인의 사법리스크까지 대비하려나 보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우리는 무리하게 공천하지 않았고 최대한 경쟁을 보장했다'고 자화자찬 중이다. 국민들 보기에 민망하지 않으신가"라며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한 사익 추구에는 반드시 심판이 뒤따른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