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하얼빈,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사살한 의거 있었던 곳
서경덕 "역사적 팩트 간과, 정부기관 공식 SNS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
민주 "이상민 장관, 국민 마음속에서 이미 탄핵…당장 사퇴하라"
◆…행정안전부가 SNS에 올린 게시물에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행안부는 이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했다.[사진=행정안전부]
최근 행정안전부가 3·1운동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카드뉴스 형식으로 배포해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달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계정에 게재한 카드뉴스에서 3·1운동을 "1919년 3월 1일, 만주 하얼빈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선언과 동시에 만주, 한국, 일본 등에서 일어난 대규모 항일 독립운동"이라고 소개했다.
하얼빈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의거가 있었던 곳으로 임시정부와는 무관하며, 3·1운동은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 태화관에서 민족대표 33인 중 29명이 기미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역사적 팩트를 간과하고, 정부기관의 공식 SNS에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한다는 건 정말이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서 교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3.1운동이 기폭제가 되어, 그해 4월에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된 것이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라며 "그리하여 현재 정부는 1919년 4월 11일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로 기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고보니 카드뉴스 배경 또한 3.1운동과는 무관한 훈민정음 관련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직 장관으로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며 "임시정부는 3.1만세운동 직후부터 한성, 상해, 노령 이렇게 세개가 자발적으로 생겨났다가 4월 10일 상해임시정부로 통합되었다. 3.1만세운동은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된 민족의 자주적 항거였으며 평화로운 저항이었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런 말도 안되는 사실 왜곡의 이미지를, 행안부가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가 않는다"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국회에서 탄핵을 당했다가 헌재의 판결로 현직에 복귀했다. 이 이미지 하나로 이상민 장관은 국민 마음속에서 이미 탄핵이다.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주요 국가 행사와 의전을 주관하는 행안부가 최소한의 역사적 사실조차 몰랐다는 게 말이 되냐"며 "심지어 헌법 전문 첫 줄에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를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문제의 게시물에 적시된 '만주 하얼빈',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립선언'은 도대체 무엇을 가리키는 것이냐"며 "결국 광복 이전의 독립운동사를 폄훼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의도적인 실수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행안부는 논란 이후 비판이 쏟아지자 "역사적 사실에 일부 오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삭제한 바 있다"며 "앞으로 철저한 검수를 통해 유사한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 깊게 확인하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