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슈퍼화요일' 하루 전 트럼프 출마자격 만장일치로 '인정'

美연방대법, 콜로라도주 트럼프 출마자격 박탈 판결 뒤엎어

다른 주 판결에도 영향 줄 듯…반란 가담 여부는 판단 안 해

9명 대법관 만장일치 판결…트럼프 “미국을 위한 큰 승리!!!”

‘사법 리스크’ 일부 제거 평가있지만, 여전히 형사재판 4건 남아

'슈퍼화요일'을 하루 남겨두고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에 관해 만장일치로 인정한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지난 2021년 의회 난입사태로 촉발됐던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가 일부 제거 됐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프라이머리(예비선거)의 출마 자격을 유지한다고 판결하며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난입사태에 관해 수정헌법 14조 3항을 근거로 출마 자격을 박탈한다는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판결을 뒤엎었다.

연방대법원은 "연방 공무원과 후보에 관해 제14조 13항을 적용할 책임은 주가 아닌 의회에 있다"며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판결이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주정부는 주가 아닌 연방 정부에 소속된 공직자의 자격을 박탈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9명의 대법관 모두가 이러한 판결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또한 이날 판결은 다른 주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일리노이주, 메인주 등에서 '반란주의 조항'인 수정헌법 제14조 13항을 근거로 트럼프의 출마 자격을 박탈하려는 시도가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9명 중 6명이 보수성향인 대법관 구성이 이날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평가하지만 앞서 CNN은 이번 선고와 관련해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대다수 판사가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트럼프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이 발표된 직후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미국을 위한 큰 승리!!! ( BIG WIN FOR AMERICA!!!)"라고 게시했다.

제나 그리스월드 콜로라도 국무장관은 "대법원의 판결에 실망했다"며 "콜로라도는 선서를 위반한 반란자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실제 반란 가담 여부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일부 트럼프 비평가들은 대법원이 국회의사당 난입사태에 대한 책임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 주제에 관한 침묵이 일종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이날 판결은 민주당과 공화당 경선이 캘리포니아, 텍사스 등 16개 주에서 동시에 열리는 '슈퍼 화요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다. 3월의 첫 번째 화요일인 5일(현지시간) '슈퍼 화요일'에는 양당 모두에서 약 35%에 달하는 대의원 수가 결정된다.

이에 따라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부 '사법 리스크'가 일부 제거됐다는 평가도 있지만 여전히 그는 1·6 의회 난입 사태, 2020년 대선 개입 의혹, 기밀문서 유출, 성 추문 입막음 의혹 등 총 91개의 범죄혐의로 네 건의 형사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 중 성 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된 재판이 오는 3월 25일 시작될 예정이다. 법원은 재판 절차에 5~6주가 소요될 예정이며 4월 말이나 5월 초에 재판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해당 재판은 77세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전 포르노 배우 스토미 다니엘스에게 지급된 13만 달러를 은폐하기 위해 사업 기록을 위조한 것을 포함해 34개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