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동훈·보도 기자에 대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고발
"한동훈, 가벼운 입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국힘. 이재명·권향엽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죄 고발
"권향엽, 당선 목적으로 거짓 해명…이재명, 거짓 해명에 동조해 공범"
◆…[사진=권향엽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대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서 배우자 김혜경씨를 보좌하는 '배우자실 부실장'을 지낸 권향엽 예비후보를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에 전략공천한 것을 두고 '사천'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민주당은 수행비서가 아닌데도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고발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권 예비후보와 이재명 대표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유포) 및 무고로 고발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권 예비후보 공천 논란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경찰 고발전으로 번진 양상이다.
민주당은 6일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언론사 기자를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고발장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선거를 앞두고 횡행하고 있는 허위 사실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발언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은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알지도 못하면서 단순한 외부 사실만으로 당사자와 민주당을 명예훼손, 모욕하는 것을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 위원장을 겨냥해 "가벼운 입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라고 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권 예비후보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를 보좌하는 민주당 선대위 배우자실 부실장을 지낸 이력을 문제 삼으며 "김혜경 비서를 공천했다", "'사천의 끝판왕'을 보여주겠다고 작정한 것 같다" 등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이재명 대표와 권 예비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죄로 고발하고,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 김승원 법률위원장, 서영교 최고위원은 무고죄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전주혜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 위원장은 "권 전 비서관은 지난 대선 배우자실 부실장으로서 김씨를 수행했음에도 사천 논란이 일자 '수행한 사실이 없고 수행비서도 아니다'라는 식의 거짓 해명을 했다"며 "이 대표를 비롯한 권 수석대변인, 김 법률위원장, 서 최고위원은 위 거짓 해명을 옹호하면서 적반하장격으로 보도 기자와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고발했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권향엽 후보는 당선을 목적으로, 김혜경 씨를 수행한 사실이 있음에도 수행하지 않았다고 거짓 해명을 했고, 이재명 대표는 배우자에 대한 수행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부인하며 권 후보의 거짓 해명에 동조하는 회견을 했으므로 공범관계"라고 했다.
이어 "'배우자실'은 대선에서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일정, 행보를 보좌하기 위해 만든 전례를 찾기 힘든 조직"이라며 "그 배우자실 부실장으로서 김혜경 씨 일정에 동행하여 사진을 찍고 SNS에 글을 올리는 일을 한 권향엽 후보가 '비서'가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해야 비서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권향엽 후보는 김혜경 씨를 수행한 사실이 아예 없는 것처럼 거짓 해명했으나, 언론에 김혜경 씨를 수행하면서 찍은 사진이 대거 공개됐다"며 "거짓 해명이 드러난 이상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한 기자와 여당 비대위원장을 고발하는 것은 정도를 한참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서영교 의원은 권향엽 후보의 거짓 해명이 드러나자 '권향엽 후보가 수행을 전문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는 식으로 하루만에 말을 바꿨다"며 "배우자실에서 수행을 했으면 '수행 비서'임이 명백하다. 전문적으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말은 이 무슨 궤변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수사를 통해 권향엽 후보의 수행 행태와 이재명 대표 민주당의 사천 실태가 낱낱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민주당은 권 예비후보 '사천' 논란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해당 후보는 이 대표 배우자와 아무런 사적 인연이 없으며, 단지 대선 선대위 배우자실의 부실장으로 임명됐을 뿐 비서도 아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어 "중앙당 여성국장, 디지털미디어국장 등 20년 이상 당직자로 활동했고, 문재인정부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과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러한 경력을 무시하고 사천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악의적 왜곡에 지나지 않는다"며 "사실과 다른 보도를 정정하지 않을 경우 예외 없이 엄정하게 법적 조치할 것임을 알린다"고 예고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서울 영등포역 앞 긴급 기자회견에서 "권향엽 전 당직자를 단수추천 했다고 그 사람이 제 아내의 비서라는 등 사천을 했다는 등 가짜뉴스를 보도하는가 하면, 그것을 집권 여당이 증폭시키면서 민주당의 공천 시스템을 폄하하고 정당한 공천 행위를 사천으로 조작 왜곡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권 예비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021년 12월 10일 게재한 게시글에는 "김혜경 님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역 공동체 활성화와 스마트팜을 위해 꿈을 키우고 있는 30대 엄마들과 청년농부들을 만났다"는 글과 함께 사진 9장이 남아 있다. 권 예비후보는 "나의 오늘은 정말 파란만장했다"며 김 여사와 일정을 함께 했다는 취지의 말도 덧붙였다.
권 예비후보는 자신에 대한 전략공천 철회를 당에 요구했고, 당은 이 같은 의사에 따라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의 전략공천 결정을 취소하고 서동용 의원과 2인 경선을 치르기로 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