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대국민 사과문' 발표
전공의에도 사과…스승으로 제대로 소통 못해
환자들에 사과…의사들이 희생한 부분만 생각
작은 희생자이자 방관자, 자기 연민으로 국민 아픔 못 봐
'교수 사직' 마지막 카드로 호소…디데이 3월 25일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방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방 위원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국민 사과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 먼저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라며 "아픈 몸을 이끌고 혹은 아픈 가족을 동행하여 겨우 진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이번 사태로 인하여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태의 향방을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전했다.
또한 "전공의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라며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게 한 것 저 역시 그러한 환경에서 배웠기에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고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라는 말로 넘어간 것, 특히 사직이라는 선택을 전공의들이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소통을 해주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승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환자분들에게 사과드린다. 그간 의사들은 왜곡된 의료 환경에도 세계 제일이라 평가받는 한국 의료를 위해 우리 의사들이 희생한 부분만을 생각했지 환자들이 이러한 왜곡된 의료 환경에서 겪는 고충에 대해 소통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렇게 사과를 드리게 된 까닭은 다음과 같다"라며 "사실은 저는 환자만 보는 의사였는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되고 나서 한 2주 동안 생각을 해보니 너무나 소통 없이 2000명이라는 인원 증가를 하는 데에 대해 저희가 설득을 하면 국민이 들어주시고 지지를 해주실 거로 알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런데 "아니었다"라며 "매일 신문, TV, 유튜브 보면 국민들이 큰 분노를 느꼈고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고 답을 얻었다. 기형적인 의료 환경의 작은 희생자이자 어쩌면 방관자인 저희의 자기 연민으로 가장 큰 희생자인 국민의 아픔을 저희가 돌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국민께 사과하며 "특히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는 저희 교수 집단도 정말 잘못했다. 국민 없이는 저희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 저는 이제 국민 여러분과 그간 미흡했던 소통을 하고자 한다"라며 "국민 여러분의 고충과 어떠한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를 듣겠다"고 전했다.
최대 마지노선을 3월 25일로 잡은 이유에 대해 "서울대는 지난주 총회 때 3월 18일까지 정부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 그래서 사실은 3월 19일, 내일부터 사직서를 접수 받을 생각이었는데 지난주 금요일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해보니 아직 전국적으로 각 대학별로 통계 조사나 의향이 수집 안 된 곳이 있어서 하면 같이 행동을 하는 게 좋겠다. 그래서 3월 25일로 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 면허 정지 또는 취소에) 겁 안 나는 교수가 어디 있겠나. 저도 정말 겁난다"라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직서를 진짜 진심으로 내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면 어쨌든 이번 사태는 4월이 넘어가기 전에 해결을 해야 의료 파국을 막는데 아무도 양보를 하지 않는다는 거다"라고 꼬집었다.
그래서 "저희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써서 진심을 보여서 양보를 하고 (정부는)제발 대화의 장을 좀 나와라. 전공의 선생님들 돌아와라. 그런 일종의 호소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