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신임 호주대사가 대사 임명 후 호주행 탑승 수속을 밟고 있다. [MBC 뉴스 화면 캡처]
이종섭 호주대사의 출국금지 문제를 놓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실의 사실관계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공수처 대변인실은 18일 공지를 통해 이종섭 호주대사의 피의자 도피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 내용 중 일부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수처는 우선 "공수처는 출국금지 해제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해당 사건관계인(이종섭 호주대사, 전 국방부장관) 조사 과정에서 출국을 허락한 적이 없으며, 해당 사건관계인이 법무부에 제출한 출국금지 이의신청에 대하여 법무부에 출국금지 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대통령실 홈페이지 '사실은 이렇습니다'란 코너에,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피의자 도피? → "빼돌리기 주장 어불성설, 공수처의 부당한 출국금지와 조사 지연, 수사비밀 유출이 문제"라는 장문의 해명을 내놓았다.
대통령실은 우선 "(공수처의) 이종섭 대사의 출국금지 조치가 부당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방장관을 역임한 이 대사는 전 국민이 아는 공인이고, 근무지와 주거지가 분명하며, 수사에 불응할 의사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호주로 나가있는 이 대사에 대한 수사가 원만하게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문제가 정치 쟁점화되자 여당인 국민의힘에서조차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17일 "공수처는 즉각 (이종섭 대사에 대해) 소환을 통보해야 하고, 이종섭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혀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약속대련 이후 또 한번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또 4월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김은혜, 안철수 후보 등 국민의힘 수도권 격전지를 중심으로 "이종섭 대사의 즉시 귀국"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어 "공수처가 출국금지를 신청하고도 연장하며 자진해 공수처를 찾은 이 대사에게서 뒤늦게 진술 등을 확보했음에도, 공수처가 출국금지 유지 의견을 냈던 것은 수사권의 남용이 우려되는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사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수사권 남용이라는 주장은 논리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대통령실은 두 번째로 "이종섭 대사에 대한 인사검증 과정에서 출국금지 사실을 몰랐느냐"는 지적에 대해 "출국금지 사실을 알았다면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사검증은 법무부에서 하는 절차이고, 법무부에서는 국세청과 검찰청, 출입국관리국 등 각급 기관에 세금탈루나 범죄 사실, 출국금지 등에 대해 당연히 조회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출국금지 조치에 대한 회신은 '수사 과정'에 대한 개입이 아닌, 고위직 인사 과정에서 거쳐야만 하는 '행정절차'에 불과하다는 반론이다.
따라서 대통령실이 신임 대사를 임명하면서 '출국금지' 사실을 몰랐다면 인사검증 절차에 문제가 있음을 자인한 꼴이고 이것이 더욱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를 호주대사로 임명한 것이 정당한 절차이고, 호주와의 방산협력이 이뤄지고 있어 국방‧방산‧한호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문성과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