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주식 외상거래로 1조원대 이익… 증여세는?

대주주의 주식 외상거래로 얻은 이익, '증여의제' 될 가능성은?

국세청 “분여이익 인정되면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 적용해야”

기존에 유사한 사례나 심판례가 없는 이번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모기업 대주주 일가의 가족법인간에 이뤄진 대규모의 주식 외상거래에 대해 '유사 자본거래에 의한 분여이익'으로 증여의제 되거나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에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해 국세청 등 당국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 특수관계자와의 주식 외상거래로 얻은 이익을 증여로 볼 수 있나?

유가증권의 소유권은 점유를 위해 거래 당사자 간에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대금 지급뿐 아니라 이해관계자와의 충돌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세청 출신 한 세무사는 "특수관계자간의 거래에서 대주주의 특권에 의한 외상거래는 향후 주식상승에 대한 이익을 이전하기 위한 증여로 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세법에서는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서 무상이나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대가로 거래하는 경우 이 거래를 모두 증여로 의제하고 있다.

증여의제 여부에 대한 조세일보의 질의에 대해 에코프로는 "거래일 기준 종가와 신주인수권은 회계법인의 평가가치를 적용하였고, 매매대금의 미지급액에 대해서는 연4.6%의 이자약정을 두고 미지급 시 대금 회수방안으로 에코프로비엠 주식에 대해 근질권을 설정하였으며, 본 건 거래대금 전액 지급하고 이자도 지급되었기 때문에 증여의제로 볼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증여세에 정통한 Y세무사는 "외상거래로 인한 이득이 특수관계자에게 발생될 가능성이 있고, 통상적인 유가증권 거래에서 볼 수 없는 외상거래는 실제 매매대금이 지급된 것이 아니므로 거래시점에서는 무상으로 주식의 소유권을 넘겨준 것으로 증여로 의제될 가능성도 있다"며 "향후 과세당국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 된다"고 말했다.

한편 자본시장 전문가 A씨는 "주식 등 유가증권의 경우 대금지급을 외상으로 한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며 일종의 대주거래나 공매도 거래와 유사한 점이 있다"며 "본 건 같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대금회수 방안으로 주식에 근질권을 설정한 경우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매수자는 거래대금을 상환하지 않더라도 근질권 설정된 주식의 소유권만 원위치 시키면 되는 일방적인 불공정 거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개의 경우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사익추구의 가능성이 높다"면서 "더욱이 외상거래를 한다는 것은 사익추구를 위한 특혜거래가 아닌지 상당한 의심이 간다"고 지적했다.

자본이나 금전거래에서 외상으로 거래한다는 것은 거래당시에 무상으로 대상 목적물을 넘겨주는 행위라고 판단된다면 증여로 의제되어 상당한 증여세를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주식 외상거래, 자본거래에 의한 분여이익으로 볼 수 있나? 국세청 의견은?

이 외상거래로 이득을 본 데이지파트너스에 대해 포괄주의의 관점에서 유사 자본거래에 의한 분여이익으로 판단될 경우 법인세 계산에서 분여이익에 대해 자산수증이익으로 계상하여 세무조정을 통해 상당한 법인세를 납부해야 한다.

상속증여세법과 법인세법에서는 불공정자본거래에 따른 '이익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익'은 '특수관계인에게 분여한 이익'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 외상거래가 불공정자본거래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몰린다.

세법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사인간의 거래는 계약자유원칙의 적용을 받지만 실질과세원칙에 따라 법인과 특수관계인의 거래에 대하여 조세부담을 부당히 감소시킨 경우에는 부당행위계산을 부인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 유형으로 불공정 자본거래로 인하여 주주 등인 법인이 특수관계인인 다른 주주 등에게 이익을 분여한 경우 등을 예시하고 있다.

특수관계자간의 주식 외상거래가 분여이익에 해당될 수 있다는 조세일보의 질문에 대해 에코프로는 "본 건 거래로 인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전혀 손해를 입지 않았고 데이지파트너스 역시 이득을 취했다기보다 손해를 입고 겨우 회복된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는 "특수관계인간의 일정한 거래가 사회통념이나 관습에 비추어 합리적인 경제인이 취할 정상적인 거래로 볼 수 없어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면 족한 것이지 당사자에게 조세회피 목적이 있거나 경제적 손실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3두 14741)"고 했다.

세법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법조문이나 판례로 보아 명확하게 이 외상거래가 불공정 자본거래인지 사례가 없어 따지기 어렵고 향후 소액투자자 등이 이의제기 하거나 과세관청의 판단에 따라 다툼의 여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특수관계자와의 주식외상거래에 대해서 자본거래를 통한 분여이익 조항을 보다 명쾌하게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국세청은 특수관계자의 주식 외상거래를 통해 이익을 분여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되는지 여부를 묻는 조세일보의 질의에 "법인이 특수관계인과의 자산 거래 및 금전 등의 거래를 통하여 법인의 이익을 분여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인세법 제52조,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에 따라 각각의 거래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을 적용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