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대 증원 2000명, 절대 수치 아냐”

대통령실은 1일 정부가 그동안 고수해온 의대 증원 2000명에 대해 조정 가능하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저녁 7시 KBS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설명하던 중 '2000명 숫자가 협의 대상이 될 수 있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2000명 숫자가 절대적 수치라는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성 실장은 "다만 오랜 기간 절차를 거쳐 산출한 숫자이기 때문에 이해 관계자들이 반발한다고 해서 갑자기 1500명, 1700명 이렇게 근거 없이 바꿀 수는 없다"며 "(의료계가) 합리적 조정안을 제시해 주면 낮은 자세로 이에 대해 임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성 실장은 "정부는 2000명 숫자에 매몰되지 않고 의대 증원 규모를 포함해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책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 실장은 '대통령실 입장이 좀 전향적이란 생각이 든다'는 진행자의 발언에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전향적인 입장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증원 2000명을 놓고 첨예하게 맞선 가운데 대통령실이 2000명이라는 수치를 조정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성 실장의 발언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한다"면서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한편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언급한 '의료개혁 사회적 협의체'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와 같은 노사정 협의체가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TV조선은 "의료계에서는 대한의사협회는 물론 전공의·교수·개원의 등 각 단체가 참여하고, 여기에 시민단체·소비자단체 등과 정부가 참여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는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는 기존에 의사와 정부를 중심으로 추진하던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를 '국민'까지 확대함으로써 포괄적 협의체로 구성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