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옐런 "이란에 새로운 제재 계획"…석유수출 제재 시사
EU 고위대표 "중동 확전 막기 위한 이란 추가 제재 불가피"
로이터 "美행정부, 선거年 유가 상승 우려로 제재 자제할 것"
원유 프리미엄 가능성 잔재…"호르무즈 폐쇄시, 130달러 갈 것"
◆…미국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가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가운데 유럽연합(EU) 또한 이란 제재 확대에 관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 로이터>
미국이 이란의 대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해 새로운 제재를 가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가운데 유럽연합(EU) 또한 이란 제재 확대에 관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국제유가에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동시에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으로 미국이 새로운 제재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이란의 석유 수출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같은 날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27개국 외교장관 화상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중동 확전을 막기 위해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는 불가피하다"라며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유로뉴스는 EU가 지난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이란에 가한 기존 제재에 추가적 조치를 더할 것으로 봤다.
이처럼 서방이 이란에 대한 제재 확대를 공표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티 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수석 분석가는 "특히 OPEC의 3대 생산국인 이란의 입장을 고려할 때 보복과 관련된 추가적 진전은 석유의 위험 프리미엄을 높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란은 OPEC의 주요 생산국으로서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이란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수십 년간 서방 제재를 회피하는 방안을 고심해 온 만큼 이번 제재 조치가 큰 억지력을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일부 분석가들은 대이란 석유 수출 제재가 국제유가를 상승시키리라는 것이 명백한 만큼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를 자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정치권 내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에 대한 처벌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딜레마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킴벌리 도노반 연구원은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인해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제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특히나 선거가 예정된 올해에는 유가와 휘발유 가격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로이터는 대이란 수출 제재 강화는 미·중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조선 추적 업체 보텍사 애널리스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하루 111만 배럴의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는데 이는 중국 원유 수입의 10%, 이란 원유 수출의 90%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알터먼 중동 분석가는 "현재 백악관이나 미래 백악관에도 이란 석유 공급을 완전히 중단할 수 있는 인물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유가는 양측의 전쟁 확산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소식에 소폭 하락했다.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01%(8센트) 하락해 배럴당 90.02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0.1%(5센트) 떨어진 85.36달러에 마감했다.
이버리의 매슈 라이언 시장전략 책임자는 "지금까지 시장은 중동 긴장 고조에 다소 낙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대응이 제한되고 전면전이 유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맞대응에 따라 원유의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질 가능성은 여전히 잔재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보복할 시 또다시 대응하겠다고 공표했으며 세계 석유의 주요 반출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세계 원유 해상 거래의 4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차질이 생길 경우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수 있다.
에너지에스펙츠의 리처드 브론즈 분석가는 CNN에 "세계 석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관문의 혼란은 결과적으로 글로벌 석유 공급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 브뤼겔의 시몬 타글리아피에트라 선임연구원은 "분쟁이 심화될 시 이란은 드론, 미사일, 잠수함을 이용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리포오일의 앤드류 리포 사장은 CNBC에 "이란의 석유 생산이나 수출 시설에 대한 공격은 브렌트유 가격을 100달러까지 끌어올릴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 가격은 120달러에서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