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박 앙가라호, 지난 2월부터 중국 조선소에 정박
중국 이동 중 선박자동식별장치 켜두면서 위치 파악돼
미, 유엔 결의안 이행 촉구하며 중국 당국에 이의 제기
◆…중국 저우산 신야 조선소 부두에 정박중인 러시아 앙가라호 선박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사진=로이터통신
중국의 러시아 지원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북한제 무기를 실어 나른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선박이 중국 항구에 정박해 있는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북한 군수품으로 추정되는 컨테이너 수천 개를 러시아 항구로 옮긴 러시아 선박 앙가라호가 지난 2월부터 중국 저장성 동부의 한 조선소에 정박해 있는 위성사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RUSI가 입수한 위성사진은 미국 민간위성 기업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것이다. 앙가라호는 지난해 8월부터 다량의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와 북한을 오가며 군수물자를 운송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 영국에 이어 한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바 있다.
RUSI는 앙가라호가 최소 11회 운송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지난 1월 북한과 러시아 항구에 정박했다가 수리를 하기 위해 중국으로 이동하던 중 안전상의 이유로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잠시 켜두면서 위치가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조셉 번 RUSI 연구원은 "미국의 제재를 받은 선박이 중국에 정박해 있다는 사실을 중국 정부는 알고 있어야 한다"며 "앙가라호가 검사나 수리도 받지 않은 채 중국 항구에서 출항한다면 중국이 러시아 선박에 대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에 "신뢰할만한 공개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사실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에 이 문제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의 유엔 결의 2397호를 언급하며 "우리는 모든 회원국이 이 유엔 결의안을 따르는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결의 2397호는 유엔 회원국들에게 북한과의 무역을 제한하고 불법 활동에 연루된 선박의 등록을 취소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은 이와 관련해 이 문제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앙가라호와 관련된 세부 사항은 알지 못하지만 중국은 국제법이나 안보리의 권한에 근거를 두지 않은 일방적인 제재와 장거리 관할법 적용에 항상 반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러시아 선박의 중국 항구 입항은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차단하려는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도전과제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