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조국 비공개 회동 "수시로 만나 대화하기로"

2시간30분 동안 대화 고량주 2병 마셔…공동법안, 양당 정무실장 채널로 협의

향후 정국 협력 등 논의…조국 제안 범야권연석회의 구체적 논의는 없어

박지원 "조국 제안에 이재명 192석 리더로 자리매김…만찬 아주 잘한 것"

이철희 "이재명, 조국혁신당 포용하고 가야…경쟁되면 지지층 분화 이뤄져"

두 사람의 회동은 4·10 총선 이후 처음으로 이 대표와 조 대표는 25일 오후 6시30분부터 9시까지 종로구 안국동의 한 중식당에서 만찬회동을 가졌다.

민주당 김우영 정무실장과 조국혁신당 조용우 정무실장이 회동 전후로 배석했고, 양당 대표는 고량주 2병을 나눠 마시며 현 정치권과 관련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공보국은 회동 이후 공지를 통해 "수시로 의제에 관계없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다"며 "두 당 사이에 공동의 법안 정책에 대한 내용 및 처리 순서 등은 양당 정무실장 간의 채널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이 대표는 우리 사회의 개혁에 조국혁신당의 선도적 역할을 당부했고, 조 대표는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번 회동은 이 대표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소에 잘 아는 분이기도 하고 선거 후에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눌 필요가 있어서 제가 저녁 한번 하자고 했다"며 "이번 선거도 역할을 나눠서 치렀기 때문에 앞으로 정국 상황에 대해서도 서로 교감할 것이 있어 대화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향후 정국에서 민주당(171석)과 조국혁신당(12석)의 협력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에 앞서 조 대표가 제안한 범야권 연석회의나 영수회담 의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22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당 행사에서 이 대표를 향해 "범야권 대표 연석회의를 만들어 주도해달라"며 "이 대표가 야권 대표들을 만나 총의를 모은 후 윤 대통령을 만난다면 더 큰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 대표가 범야권의 대표로 윤 대통령을 만난다면 민주당이 얻은 175석이 아닌 범야권 192석을 대표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민주당은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협력의 뜻을 밝히면서도 조국혁신당의 원내교섭단체 구성 문제나 중점 현안, 추진 방식 등을 놓고 양당의 입장이 달라 견제하고 경쟁하는 구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은 25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조 대표의 범야권 연석회의 제안에 일각에서 '아직 국회의원이 아니다'라는 지적과 관련해 "민주당은 당선인 신분 가지고 원내대표도 국회의장도 경선하면서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하냐"며 "이 대표가 얼마나 잘 됐나. 192석의 리더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당선인은 "만약 이 대표가 '나는 192석의 대표다.' 이렇게 했으면 상당히 비난도 있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 대표가 그렇게 정리를 해주니까 잘 됐다"며 "오늘(25일) 저녁에 만찬을 한다고 하니까 아주 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재명 대표가 손해를 보더라도 조국혁신당을 포용하고 가야한다고 조언을 내놨다.

이 전 수석은 2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본의 아니게 경쟁 관계가 됐다"며 "(이 대표가) 포용을 하고 가야한다. 그래야 대선에서도 본인의 승리가 더 확실해지고 가능성이 높아질 건데 여기서 만약에 경쟁이 되면서 뭔가 긴장관계가 조성이 되면 지지층이 분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을 위한 2차 실무 회동은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본회담 일자를 잡지 못하고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