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기록 조작된 사실 드러나 당국에 신고
건보공단, 진료비 과다 청구 내역을 확인
혐의 적발돼도 의사 자격정지 1개월 처벌
◆…환자가 왼쪽 어깨에만 주사를 맞았으나 병원은 양쪽 어깨에 다 주사를 놓은 것으로 진료기록을 작성해 건보료를 신청했다고 한다. 사진=연합뉴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도 광주의 A병원 의사는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3차례에 걸쳐 환자 B씨의 진료내역을 부풀려 건강보험공단에 수가를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지난해 A병원에서 척추 신경치료를 받으며 한쪽 어깨에만 마취 주사를 맞았다.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 C씨와 D씨도 한쪽 어깨에만 주사를 맞았다.
그런데 지인인 다른 의사가 B씨에게 양쪽 어깨 모두 주사 치료를 받은 것처럼 진료기록이 작성됐다고 지적하면서 B씨는 진료기록이 조작된 사실을 알게됐다. C, D씨도 조작된 진료기록이 3회에 달했다. B씨는 C, D씨와 협력해 진료비 부풀리기 증거들을 확보했다.
이후 B씨는 지난해 8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확보한 진료 당시 영상과 진료비 영수증 등 허위 진료기록 증거들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고했고 관할 보건소에도 별도로 알렸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11월 현장조사를 통해 B씨 등이 주장한 진료비 과다 청구 내역을 확인했다. 보건소도 현장조사를 통해 신고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병원을 경찰에 고발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안이 심각하다고 보고 지난달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건보공단과 보건소 등은 A병원의 진료비 과다 청구가 다른 환자들에게서도 비슷하게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A병원이 현장조사에서 "(마취 주사비 추가 청구에 대해) 그렇게 해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로 해명해 사실상 진료비 부풀리기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현장조사에서 진료비 과다 청구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처벌 규정도 자격정지 1개월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A병원은 진료비 과다 청구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병원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사실이 아니다. 결론이 나지 않은 사안이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최근 의대 증원을 놓고 국민을 저버린 채 자기 잇속만 챙기려는 의사는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해 다른 환자들과 협력해 비리를 파헤치게 됐다"며 "부도덕한 의사가 엄벌에 처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