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라파 공습에 8만명 탈출...유엔 '안전한 곳 없어"

UNRWA, 이스라엘군 침공 받지않았던 '라파'도 파괴

CNN 위성사진 입수 '이스라엘군 라파시내로 진격'

로이터통신 '라파지역 탱크 대량 배치한 이스라엘군'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지역 민간인들에게 대피령을 내리면서 8만명의 주민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UNRWA는 이날 소셜미디어 X에 "가자지구에서 또다시 강제이주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지난 6일 이스라엘군의 군사 작전이 강화된 이후 약 8만 명의 피란민들이 다른 피난처를 찾아 라파를 떠났다. 이들의 피해는 견딜 수 없을 정도다. 그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의 작전이 계속된다면 가자지구에서 유일하게 이스라엘군의 침공을 받지 않았던 '라파' 조차도 파괴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UNRWA는 약 4만75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라파의 대피소를 떠났으며 일부 주민들은 칸 유니스 외곽의 알 마와시에 있는 유엔난민기구의 대피소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 마와시 지역은 기반 시설이 거의 없는 데다 많은 인원을 수용할 물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CNN은 8일 미국 상업위성 업체 플래닛 랩스으로부터 입수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스라엘군이 라파 쪽으로 더 진격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라파 검문소 출입구로부터 팔레스타인 거주지역 쪽으로 약 1.6㎞ 이상 침투한 이스라엘 병력 일부의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현재의 상황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작전 초기 단계 때와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스라엘군이 라파지역에 탱크를 대량 배치하고 포격을 가했다는 현지 주민들의 목격담을 전했다. 가자시티 북부의 자이툰 지역에도 탱크가 진격해 수백 명의 주민이 피난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중부의 데이르 알 발라는 최근 며칠 동안 라파를 탈출한 수천 명의 피란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라파 국경이 폐쇄되면서 병원 운영에 필요한 의료품, 푸드트럭, 연료의 반입이 막혔다고 호소했다. 또한 라파지역의 유일한 신장투석센터가 포격으로 인해 운영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