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거버넌스포럼 "금투세 전면 시행, 소탐대실 될 가능성 높다"

尹대통령, 금투세 폐지 협조 요청에 野 '시행 고수' 밝히자 역비판

포럼 "금투세 도입에 따른 증시 후폭풍 고려해야...'유예’라도 논의"

"금투세, 체력 약한 韓 주식시장에 치명상 입힐 가능성 높아"

민주당 "금투세 도입 시 주가폭락 주장, 과장된 공포 조성하는 것"

"금투세, 일부 개인투자자에 국한...시장에 미치는 영향 크지 않을 것"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위해 야당의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회장 이남구)은 10일 "금투세 전면 시행은 소탐대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포럼은 이날 오전 배포한 논평에서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지배주주들의 양도소득세는 지난 2000년 이후 20년 이상 이런 저런 이유로 계속 유예를 연장하면서 전혀 부과하지 않고 있는데, 왜 일반 개인주주들의 금융투자소득세는 이렇게 급하게 시행하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는 야권(더불어민주당)에서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금투세 시행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에 대한 비판을 한 셈이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5천만원(주식) 이상의 양도 소득을 올린 투자자가 내는 세금이다. 당초 2023년부터 도입 예정이었으나 개인 투자자 반발이 커지자, 2025년 1월로 시행 시기를 2년간 유예한 바 있다.

정부는 내년 시행 예정이었던 금투세를 폐지하기로 하고 다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초 합의대로 내년부터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대통령이 나서 금투세 폐지와 관련한 야당의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포럼은 "현실적으로 일반주주 보호에 관한 법과 제도가 정착되고 시장이 수용할 수 있을 때까지 유예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최소한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장기투자자 소득세율 인하도 함께 논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이어 "금투세 시행, 시장 충격과 전체 국민의 불이익은 왜 고려하지 않나?"라며 "과세 당위론에 빠져 소탐대실하는 것 아닌지, 일반 국민에게 유일하게 남은 부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 아닌지 신중하게 검토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금투세 도입에 따른 증시 후폭풍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투세 시행 후 수십조원이 해외로 투자처를 옮긴다면 한국 증시는 상승 동력을 잃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럼은 "반대하기 쉽지 않은 명분으로 시작된 금투세 논의는, 최근에는 상위 1% 부자에 대한 세금으로 대중적인 당위성을 부여 받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도 "하지만 과연 그럴까? 단지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로 연간 5천만원 이상을 버는 약 15만명이 약 1조6천억원의 세금을 새로 내면 끝나는 문제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금투세는 안 그래도 체력이 약한 한국 주식시장에 치명상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추정한 금투세 대상자의 수가 전체 투자자의 고작 1%라고 해도 이들이 투자하고 있는 금액은 한국 증시 전체에서 상당히 큰 부분으로 자칫 잘못 운영하면 치명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상당한 돈이 해외 시장으로 빠져나가고 한국 주식 가격은 상승 동력을 그만큼 잃을 것"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은 이제 미국, 일본 등 다른 주식시장과 사실상 완전 경쟁 중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이와 함께 정부의 경제, 조세 정책은 소득분배뿐만 아니라 자산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않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포럼은 "금투세는 소득분배에 대한 실질적 영향이 불확실한 반면 자산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면서 "미국 등 다른 선진국 시장과 같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려면 주주에 대한 이사회의 의무 등 선진국 수준의 일반주주 보호 법제가 먼저 갖춰져야 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만들어진 법이라면 시행에 있어서 최대한 시장 충격을 줄이고 전체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일반주주 보호에 관한 법과 제도가 정착되고 시장이 수용할 수 있을 때까지 유예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소한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장기투자자 소득세율 인하는 관철되어야 한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현명한 재검토와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금투세 폐지 정책 고수 방침에 대해 민주당은 금투세 도입 시 주가폭락 등 주장은 시장에 과장된 공포를 조성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우려스럽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내놨다.

과거 금융실명제 도입 시에도 주가 폭락을 이유로 기득권층의 반대가 컸지만 1993년 전격 도입 후 일시적으로 주가가 다소 빠졌으나 단기간에 회복한 바가 있다는 점을 예로 들면서다.

아울러 금투세의 경우 대주주는 원래도 주식 양도세를 내왔고, 연간 양도차익 5000만원 이상의 일부 개인 투자자에 국한된 문제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1400만 개미 투자자를 위해서는 증권거래세 인하와 폐지가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주장하면서 금투세 미시행은 조세 정의 구현에도 맞지 않고 글로벌 스탠다드에도 반하는 대단히 잘못된 정책이며, 또 하나의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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