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러, 하르키우서 병력 부족...우크라, 방어선 지킬 것"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주(州) 주변 지역에 전략적 돌파구를 마련할 만큼 충분한 병력을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카볼리 미군유럽사령관 겸 나토 동맹국 최고사령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합참의장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에서 방어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더 중요한 점은 러시아에는 필요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이 없다는 것"이라며 "러시아군은 해당 전선에서 일부 진전도 있었지만 약간의 손실도 있다"고 말했다. 카볼리 사령관은 러시아가 이 지역에 배치한 병력의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나선 롭 바우어 나토 군사위원장도 "우크라이나군이 곧 받게 될 탄약이 전선의 상황을 상당히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 동맹국들이 현재 하르키우의 진격에 맞서 싸우는 데 도움이 될 막대한 양의 탄약과 단거리 대공 방어 시스템, 장갑차를 수송하고 있다"면서 "나는 우크라 동료들과 매우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 그들이 하르키우 방어선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관리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을 10대 1의 비율로 압도해 왔다. 미국의 우크라 지원 패키지가 수개월째 미 의회에 표류하면서 우크라이나는 탄약 등 군사 장비 부족으로 난항을 겪었다.

한편 러시아군은 지난주부터 하르키우주를 겨냥한 지상 작전을 본격화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방어선을 뚫고 보병을 진입시키면서 하르키우주 국경 도시인 하티셰, 크라스네, 모로호베츠, 올리니이코베 등 10여 곳이 함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최신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방면으로 지상전을 벌여 어느 정도 진군에 성공했으나 공격 속도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ISW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쪽 하르키우주 국경 지대에서 8㎞ 이상 진격하지 못했으며 현재 완충지대 구축을 우선순위로 두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러시아가 점령했다고 밝힌 하르키우의 마을 10여 곳 대부분은 지형상의 불리함 등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주둔하지 않고 사실상 내버려 뒀던 '회색 지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