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둔화에도 美연준 관계자들 "통화정책 바꿀 필요 없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현재 통화정책 좋은 위치에 있어"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지표 충분치 않아…수요 더 줄어야"

선물시장 "연내 두차례 인하 예상…9월 인하 가능성 70%"

올해 들어 처음으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승세를 둔화하며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은 통화 정책 변경은 이르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6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의 인플레이션 완화를 보여주는 지표를 환영하면서도 금리 인하를 촉구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전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최근 CPI 지표를 언급하며 "전반적인 추세는 상당히 좋아 보인다"면서도 "현재 통화 정책은 충분히 제한적이며 좋은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전날 미 노동부는 4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올해 들어 처음 상승세가 둔화한 수치이자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다만 윌리엄스 총재는 이에 관해 "지금 나에게 통화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필요성을 알려주는 어떤 지표도 보이지 않는다"며 "(정책 기조 변경을)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부연했다.

같은 날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또한 CNBC에 출연해 CPI 지표에 관해 "연준이 가고자 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인플레이션 목표치까지 가기 위해서는 수요가 더 줄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올바른 길(기조)을 가고 있다"며 "이제 금리를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지가 문제"라고 전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날 오하이오주의 한 행사에서 "현재의 제약적인 기조를 더 오래도록 유지하는 것이 신중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제 선물시장은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9월에 첫 금리인하가 있을 가능성을 70%로 점치고 있다.

올해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연준의 통화 정책 전망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3월 연준은 2024년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계획했으나, 식지 않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인하 폭을 줄였으며 일부 연준 관계자는 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최근 성장과 고용 데이터가 둔화하면서 저성장과 고인플레이션 경제의 위험이 높아지면서 전망을 더욱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노동부는 11일 자로 끝난 지난 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만건 감소한 22만2천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 노동 시장의 근본적인 강세를 반영한다.

다만 청구 건수는 시장 전망치(22만1천건)를 소폭 웃돌았으며 변동성을 완화하는 4주 평균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7750건으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노동시장이 식고 있을 수 있다는 징후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