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월 근무일 20일 초과 어려워..."보험금 지급액 줄어들 수도"

법률사무소 금산 김현규 손해사정사 인터뷰

근로자 월 가동일수 20일 초과 어렵다는 판결 나와...보험 배상기준 바뀔 가능성도

최근 대법원이 일용직 근로자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월 가동일수를 20일을 초과해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보험금 지급 기준도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손해보험업계에서도 이를 활용해 자동차보험에서의 배상 기준을 줄이기 위해 손해보험협회에 보험 약관 개정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했다고 알려졌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보험사와 보험금 지급 분쟁 시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도와주면서 소비자 권리증진에 앞장서고 있는 김현규 손해사정사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일용근로자의 업무상 재해 관련 어떤 내용이었길래?

피해자가 크레인의 후크에 연결된 안전망에서 작업 중 안전망이 한쪽으로 뒤집혀 바닥으로 추락해 부상을 입은 사고였다.

본 사안에서 피해자는 업무수행 중이었기 때문에 산재보험을 신청했다. 이후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산재보험금을 지급한 후 사고의 원인이 된 크레인 보험사에 구상금을 청구했다.

■ 여기서 어떠한 쟁점 사항이 있었는지?

판결의 쟁점은 피해근로자의 '월 가동일수'였다. 월 가동일수란 도시일용근로자가 한 달에 근무하는 일수를 의미한다. 기존의 대법원 판례는 도시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경험칙상 월 22일로 인정해 왔다.

대법원에서는 민법상 성인이 되는 시점부터 만 65세가 되는 기간 내에 있는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소득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건설업 임금 실태 조사 보고서상 보통인부 일당에 월 가동 일수 22일을 곱한 금액을 기준으로 휴업손해와 노동능력 상실에 따른 상실수익액을 산정하고 있다.

본 사안에서 근로복지공단은 피해자에게 월 22일 기준으로 산재보험금을 지급 후 자동차보험사에 청구하였으나, 본 대법원에서는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인정한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기존 대법원 판결에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인정한 지 21년 만에 기존 대법원 판례와 다른 입장을 내놓았고 향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월 가동일수를 변경할 만한 이유가 있었는가?

대법원 판결에서 월 가동일수를 변경하는 근거로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근로시간 상한의 감소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개정으로 인한 연간 공휴일의 증가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지속적 변화 ▲근로여건과 생활여건의 많은 부분이 과거와 달라진 점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에서 최근 10년간 월평균 근로일수 등의 내용이 과거 통계자료와 많이 바뀐 점 등을 변경 이유로 꼽았다.

■ 이번 판결로 보험 배상 기준이 어떻게 바뀔 것으로 예상하는지?

향후 신체 손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에서 본 대법원 판결이 바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민사소송 판결과 동일한 손해배상금 기준을 사용하는 배상책임보험 및 산재 보험 초과 손해를 보상하는 근로자재해보상책임보험의 경우 본 판결에 의해 직접적으로 영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자체적인 도시일용임금 기준을 사용하고 있으며, 자동차보험 약관상 일용근로자 임금의 월 가동일수를 25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보험 약관이 변경되기 전까지는 약관상 월 가동일수 25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재해보상보험에서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근무일수와 임금이 불규칙해 산업재해보상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을 산출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어 일용직 근로자 일당에 본 통상근로계수를 적용해 산재보험 처리를 하고 있다.

본 통상근로계수는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며 현재는 월 22일가량의 근로를 가정하여 0.73을 적용하고 있다.

본 대법원판결 이후 통상근로계수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변경될 가능성 있으며, 본 통상근로계수에 변동이 생길 경우 일용직 근로자의 산재급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배상 기준이 줄어든다면 피해자가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아직 도시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무조건 20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만일 월 근무일수가 22일 이상임을 입증할 수 있는 경우 판결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자는 본인이 월 근무일수가 22일 이상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고용보험 일용근로내역서, 건설현장작업일지 등의 자료를 통해 월 근무일수가 20일 이상이라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발급받아 대응할 수 있다.

※ 상기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부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