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2.5% 성장 전망…경상수지 600억달러 흑자 예상”

“소비, 2분기 조정 거친 후 하반기중 점차 회복세 뚜렷해질 것”

“소비자물가 당분간 2%대 후반 나타내다가 하반기중 2.5% 밑돌 것”

“국내경제, 수출 견조한 가운데 소비 성장경로도 상향 조정되면서 양호한 성장세 나타낼 것”

“물가, 추세적으로 둔화될 것…물가목표 수렴에 확신 갖기 위해서는 향후 흐름 좀 더 지켜볼 필요 있어”

한국은행은 국내경제가 지난 2월 전망을 상당폭 웃도는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경상수지도 당초 전망을 상회하는 60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23일 '경제전망(5월)'에서 금년중 국내경제는 수출의 회복모멘텀이 강화된 데다 소비 흐름도 당초 예상보다 개선됨에 따라 2월 전망(2.1%)을 상당폭(+0.4%p) 웃도는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등으로 상방압력이 커졌지만 완만한 소비 회복세 등을 감안하면 연간 전체로는 2월 전망치를 조정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지난 전망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으나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주요국 금리인하 기대는 다소 후퇴했다"며 "대내적으로는 1분기중 성장모멘텀이 강화됐으나 내수 반등에는 일시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대외여건은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한 모습을 이어감에 따라 주요국 성장 전망이 상향조정됐다고 봤다. 주요국 물가는 둔화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국가별로 엇갈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美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다소 후퇴한 반면 일부 중앙은행은 금리인하를 시작했거나 조만간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적으로는 1분기 내수가 소비·건설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금년중 전망경로가 상향 조정됐으나 이 같은 증가에는 일시적 요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 2분기중에는 조정국면을 거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양호한 날씨로 인해 대외활동(의류·차량연료소비증대)이 증가하고 대규모 건축공사가 빠르게 진척된 데다 이전지출의 조기집행, 휴대폰 신제품의 조기 출시 영향도 가세했다"고 진단했다.

세계경제는 앞으로 완만한 성장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소비 및 투자 증가세 지속에 힘입어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지역은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 개선과 정부 경기부양책으로 금년 성장률이 4%대 후반으로 예상했다.

2024년중 국내경제는 지난 2월 전망(2.1%)을 상당폭(+0.4%p) 웃도는 2.5% 성장할 것을 전망했다.

한은은 "성장흐름을 보면 2분기에는 건설투자는 감소하고 소비는 둔화되는 한편 순수출 기여도가 축소됨에 따라 조정됐다가 하반기에는 다시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비는 2분기 조정을 거친 후 하반기중 물가 둔화, 기업수익 증가 등에 따른 가계 소득여건 개선에 힘입어 점차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2분기 순수출 기여도는 수입이 큰 폭 증가함에 따라 전분기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대외여건 개선에 따른 견조한 수출증가세가 여전히 경기개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높아진 환율 수준 등으로 상방압력이 다소 커졌으나 소비 회복세가 완만하고 정부대책이 물가압력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2월 전망(headline 2.6%, core 2.2%)에 비해 연간 상승률을 조정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대 후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하반기중 2.5%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는 올해 600억달러로 당초 전망(520억달러)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IT경기 회복, 미국의 강한 성장세 등에 따른 수출 호조에 힘입어 흑자폭이 당초 예상보다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26만명으로 지난 전망(25만명)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봤다. 서비스 부문의 고용 증가세가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둔화되겠으나 업황 개선 등으로 제조업 고용이 회복되고 여성·고령층의 노동 공급이 지속되면서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지난 전망 수준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향후 전망경로 상에는 주요국 성장‧물가흐름과 통화정책 운용, IT경기 확장 속도,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물가의 경우 기업의 가격인상 확산정도, 공공요금 조정 시기 등도 리스크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은은 향후 전망경로 상의 불확실성이 큰 점을 고려해 지정학적 갈등, 글로벌 통화정책 기조와 관련한 2가지 대안적 시나리오(alternative scenarios)를 분석했다.

시나리오1은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 조기 진정(낙관) vs 심화(비관)'으로 나누어 검토했다.

시나리오1(낙관)은 이스라엘‧하마스간 종전 협상이 타결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도 진정되는 경우 부정적인 공급충격이 완화되면서 올해 성장률은 기본전망 대비 +0.1%p 상승하고 물가상승률은 -0.1%p 하락할 것으로 봤다.

시나리오1(비관)은 중동지역 분쟁이 상당히 악화되고 러·우 전쟁의 규모도 확대되는 경우, 주요 원자재가격 상승 및 금융여건 악화로 인해 금년중 성장률은 -0.2%p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0.3%p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시나리오 2는 글로벌 긴축기조가 장기화되는 경우 글로벌 교역 및 성장세는 둔화되고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0.1%p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상승률의 경우 긴축기조 장기화에 따른 환율상승과 국내 경기둔화의 영향이 엇갈리게 작용하면서 대체로 기본전망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종합하면 국내경제는 IT경기 상승, 주요국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수출이 견조한 가운데 소비 성장경로도 상향 조정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물가상승률은 추세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향후 흐름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