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하수도에 필로폰 검출"…식약처, 마약류 역학조사

지난해 주민 1천 명당 필로폰 사용 추정치 하루 평균 14.4mg…매년 감소 추세

코카인 전국 평균 사용추정량 2020년 0.37mg→지난해 1.43mg…세종서도 검출

식약처 "관세청, 경찰청 등 협업…해외 불법 마약류 유입차단 및 국내 유통 근절"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4년 연속 불법 마약류인 필로폰(메스암페타민)이 검출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카인 사용추정량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하수 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를 발표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전국 17개 시도 선정 하수처리장의 물을 채집해 연구한 결과 모든 곳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하수유량과 하수 채집지역 내 인구수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한다. 다만 실제 사용량은 시료 채취 시기, 하수로 폐기된 마약류의 양, 허가된 의약품의 대사물질 등의 영향으로 사용추정량과 차이가 있다.

지난해 기준 주민 1천 명당 필로폰 사용 추정치는 하루 평균 14.4mg으로 분석됐는데 4년 전조사에 비해 매년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카인은 전국 평균 사용추정량이 2020년 0.37mg에서 지난해 1.43mg으로 증가했다. 주로 서울 지역에서 나타나다가 지난해 처음 세종에서도 검출됐다.

지역별 사용추정량을 보면 필로폰은 경기 시화와 인천에서 높게 나타났다. 암페타민의 경우 청주·광주, MDMA(엑스터시)는 경기 시화·목포, 코카인은 서울(난지)·세종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식약처는 지역별 사용추정량은 시료 채취 시기의 강수량, 이벤트(집회 등)나 하수처리 구역 내 유동 인구 등의 영향으로 인해 단순 비교하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인천참사랑병원 천영훈 원장은 "마약류 폐해인식 실태조사 결과나 마약류 사범 수의 암수율(숨겨진 범죄 비율)을 고려할 때 이미 우리 사회의 불법 마약류 사용자가 만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특히 코카인 사용추정량 증가와 관련해서는 "국내 유통되는 마약류 종류가 다양해지는 것이 우려된다"며 "마약류 중독 확산의 위험성과 사회적 손실을 고려할 때 하루빨리 국가적 차원에서의 예방, 교육 및 치료와 재활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채규한 마약안전기획관은 "식약처는 관세청, 경찰청 등 수사기관 등과 협업하여 해외 불법 마약류의 유입차단 및 국내 유통 근절에 힘쓰고, 마약류 예방부터 사회재활까지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식약처는 그간 실시해 오던 특정물질 위주의 분석과 대사체를 포함한 다빈도 검출 물질 분석을 병행하여 필요시 임시마약류나 마약류로 지정하고 신종마약류를 탐지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조사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