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하마스 더 이상 이스라엘에 큰 위협 되지 않아"
하마스 "이스라엘 약속 지키면 제안에 참여할 준비"
전문가 "국제사회 비난 여론도 분쟁 중단 압박으로 작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중동 문제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2024.5.31 사진=로이터통신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중동 문제에 관한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포괄적인 새로운 제안을 제시했다"며 "카타르가 이 제안을 하마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제안한 새로운 3단계 휴전 제안을 설명하면서 하마스가 더 이상 이스라엘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세웠다. 그는 "이스라엘 국민은 지난 8개월 동안 하마스를 초토화시켜 하마스는 더 이상 공격을 감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휴전 방안은 3단계로 이뤄졌다. 1단계는 6주간의 휴전 기간 동안 가자지구의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하고 노인과 여성을 포함한 인질 교환이 진행된다. 또한 매일 600대의 트럭이 가자지구로 원조를 실어 나른다.
2단계에서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영구적 적대 행위의 종식 조건을 협상할 것이며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휴전도 지속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가자지구에 대한 주요 재건 계획'이 포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방안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인질 석방이 우선순위가 아니다"며 "나는 이스라엘 지도부에게 어떠한 압력에도 이 협상을 지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걸음 물러서서 이 순간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기 바란다"며 "우리는 이 순간을 놓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는 전쟁을 끝내고 다음 날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고위 관리는 기자들에게 이스라엘이 최근 전장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새로운 제안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위 관리는 "전쟁을 끝낼 로드맵이다. 4페이지 분량으로 다시 한 번 심혈을 기울여 세부적으로 협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 협상에서 하마스가 요구한 조건에 매우 가깝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제안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국내외의 퇴진 압박이 가해지면서 나온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마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영구 휴전, 이스라엘군 철수, 가자지구 재건, 포로 교환에 대한 약속을 분명히 한다면 모든 제안에 참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스라엘 총리실은 "중재국에게 이 협상을 발표할 권한을 부여했다"면서 "인질의 석방을 포함한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레미 수리 텍사스대 역사공공정책학과 교수는 "이전 제안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고 하마스는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훨씬 낮아진 상황"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이어 "국제사회와 미국의 비난 여론도 이스라엘인들의 분쟁 중단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올해 초에도 일시 휴전안에 관해 논의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을 대가로 6주간의 일시 휴전을 요구했지만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의 영구적인 휴전을 요구해 협상은 결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