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로이터>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중국을 포함해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자들을 막지 않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경합주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보수성향 정치단체인 터닝포인트액션이 주최하는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의 미국 입국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한 유권자의 질문에 "우리는 엄청난 경제적 힘을 갖고 있다"며 "재선에 성공한다면 중국 등 미국으로의 이민자 유입을 제한하지 않는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과할 관세 규모와 적용 국가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오는 11월 5일 선거를 앞두고 국경 안보와 이민은 미국 유권자들에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불법적으로 미국으로 건너가는 이민자 대다수는 라틴 아메리카 출신이다.
미국 정부는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미국 국경순찰대(U.S. Border Patrol)가 지난해 10월1일부터 올해 4월30일까지 불법적으로 멕시코 국경을 건너다 적발된 2만7000명 이상의 중국인을 체포했는데, 이는 급증하는 중국인 이민자의 일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지난달 30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과 관련한 34개 혐의 모두에 대해 배심원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진행된 첫 유세 행사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남부 국경을 통해 불법 입국한 이민자에 망명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새로운 방침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터무니없다"며 "국경에서 죽음과 패배를 양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헛소리'라며 청중들에게도 같은 구호를 외치도록 유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이민 정책이 대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자 국경 보안에 대한 접근 방식을 강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될 경우 이민 문제를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삼아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광범위한 단속을 시행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바이든의 새로운 정책으로 매해 최소 200만명의 불법 외국인이 미국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대통령 취임 첫날 바이든의 행정명령을 철회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귀국하게 한 뒤 남부 국경 순찰을 맡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경순찰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일 끝나는 회계연도 기준 약 200만 명의 불법 이민자를 체포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움직임은 이미 불법적으로 입국한 이민자들을 체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불법 이민 시도 자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한편 이날 미국 남부와 멕시코를 덮친 열돔(Heat Dome)이 북상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기온이 화씨 110도(섭씨 43도)를 기록한 가운데, 행사 도중 유권자들이 열사병으로 들것에 실려 나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