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동해석유 좋은데.. 일본이 7광구 차지할 가능성”

유 “윤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7광구 공동개발협정 합의 나서야”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의 석유·가스 탐사 시추 계획인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발표한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은 "동해안에 기대를 갖고 시추하는 것도 좋은데 대통령께서 오래전부터 한·일이 공동개발을 해온 7광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짚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2일 오후 KBS라디오 '뉴스레터K'에 출연해 "한국이 오래전 일본과 7광구에 대해 한·일 공동개발협정을 맺었는데 일본이 2025년 6월 일방적으로 취소해 버리고 7광구 상당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7광구는 지난 1974년 체결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협정에 따라 양국이 수십 년간 공동 개발을 추진해 온 곳이다. 다만 일본 측의 소극적 태도로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일본이 내년 6월 독자개발을 염두에 두고 협정 종료를 선언하면서 한국이 일본에게 7광구를 내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계속해서 7광구와 관련해 "남해 밑으로는 7광구가 있다. 그동안 해양 재판에서 누구의 영해냐를 두고 바뀌어 온 곳"이라며 "한국은 7광구에 대해 일본과 한일 공동개발 협정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협정이 2025년 6월에 가면 일본이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릴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일본이 7광구 상당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이 그동안 7광구 대륙붕 개발을 해왔는데 일본·중국이 적당히 나눠버리고 한국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기시다 총리와 사이가 좋을 때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7광구 문제가 1년밖에 안 남았다. 국가 지도자들 사이에 '한국과 계속 공동개발 연장하겠다' 이런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예정에 없던 국정 브리핑을 열고 경북 포항 일대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는 석유탐사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대통령의 이러한 발표를 계기로 1970년대부터 '산유국의 꿈'을 갖게 한 7광구에도 관심이 쏠렸다.

한국·일본 양국은 지난 1974년 서울에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협정에 서명했다. 7광구는 대량의 석유자원이 매장돼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으로서, 해당 지역 개발과 관련한 한일 대륙붕 공동협정은 그 범위를 정함에 있어 양국 간 타협점을 찾아 체결했다.

한·일 양국은 1980년부터 7광구 탐사·시추를 시작했으나, 일본이 1986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개발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양국이 맺은 협정에는 '탐사·시추는 반드시 양국 공동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조항이 존재해 지금까지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일본이 7광구 개발 중단을 선언한 것이 국제법이 바뀌며 해당 사업 독점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82년 UN 국제해양법이 새로 채택되며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 개념이 처음 도입됐는데 이 법에 따르면 7광구의 90% 정도가 일본으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한일 공동개발 협정의 만료시점은 2028년 6월으로 그 3년 전부터 일방이 협정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협정은 내년 6월부터 연장 또는 폐지의 기로에 놓이는데, 일본 측에서는 최근 7광구 관련 한·일 협정을 두고 아예 협정을 종료하거나 유리한 방향으로의 재협상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관측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