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동결 자산 이익 활용해 우크라에 69조원 지원
미국 정부가 보충하는 대출 형태…"우크라, 연말 전에 받을 것"
바이든 "역사적 합의"…젤렌스키 "지속가능한 지원에 중요한 진전"
멜로니 "자산 몰수는 논의 대산 아냐"…국제법에 따라 불가능
러 "불법적인 계획" 비난…"러에도 EU 자산 많아" 보복 경고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주 브린디시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개막한 가운데 왼쪽부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함께 서 있다. <사진 로이터>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의 동결 자산을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에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러시아는 즉각 "고통스러운 보복 조치"를 경고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이날 이탈리아에서 열린 정상회의를 통해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500억달러(약 68조5천억원)를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러시아의 동결된 중앙은행 자산에서 얻은 이익이 이에 대한 담보로 사용될 예정이다.
2022년 초 우크라이나침공 직후 동결된 러시아 자산 2천600억달러에서 나온 이익으로 만들어진 이번 지원금의 대부분은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대출 형태로 이뤄진다.
미국과 프랑스 관리들은 자금이 우크라이나가 연말 이전에 이를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가 "역사적 합의의 일부"라고 말했으며 회의에 초청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도널드 전 대통령이 재선될 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약화될 수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EU 회원국들 또한 지역 내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얻은 이익 30억유로(약 4조4천억원)를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사 지원안을 위한 기금에 투입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러시아 동결 자산 자체를 몰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방은 그간 러시아 자산 자체를 지원하는 방안의 합법성에 대해 논쟁을 벌여 왔다.
러시아 밖의 은행에 보관돼 있던 돈이었던 동결된 자산은 현재 러시아 측에서 접근할 수 없지만 여전히 러시아 소유다.
BBC는 국제법에 따라 서방 국가들은 해당 자산을 압수하여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이를 몰수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와 법원 판결을 포함한 추가적인 사법 절차가 필요하나 자산으로 발생하는 이익은 접근하기가 더 쉽다고 설명했다.
G7 의장국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자산 몰수는 논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측은 이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에 관해 "서방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금융시스템의 균형을 망가뜨리고 격변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불법적인 계획"이라며 "러시아도 유럽의 자산과 자금이 충분히 많으며 이는 EU에 불가피한 고통스러운 보복 조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