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보고 종소세 환급 받으라고?.. 세무사회, '삼쩜삼' 2차 고발

"근로자에게도 수수료 편취할 목적으로 종소세 환급신고 유도"

"사태 심각성 인지하고 국세청이 나서 '누가 맞는지' 시시비비 가려야"

#. 근로자 A씨는 토스 세이브잇을 통해 종합소득세 환급 신고를 했다. 관할세무서는 A씨가 세금신고 과정에서 부당공제신청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 세무사를 통한 세금 신고 때는 장애인공제를 2명을 적용했는데 세무플랫폼을 통해서는 4명으로 장애인공제를 적용해 신고했던 것. 이에 세무서는 추가로 장애인공제를 받은 가족에 대한 장애인 관련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결과적으로 A씨는 불성실환급신고에 따른 가산세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 근로자 B씨는 환급금을 찾아 준다는 삼쩜삼의 광고를 보고, 삼쩜삼을 통해 지난 5월 수년치 종합소득세 환급금을 경정청구했다. B씨는 매년 회사에서 각종 공제를 적용받아 연말정산을 마쳤기 때문에 추가로 종합소득세 신고를 할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삼쩜삼의 광고를 보고 환급 신청를 했고, 삼쩜삼은 B씨의 공제대상이 아닌 배우자공제와 부양가족공제를 허위로 적용해 매년 300만원의 공제를 적용, 환급 경정청구를 했다.

세무사회가 지난달 캐디 등 용역제공자에 대한 세무플랫폼의 고의적인 소득누락 신고에 이어, 이번에는 세무플랫폼이 수수료를 위해 이미 연말정산을 마친 직장인까지 끌어들여 종합소득세 환급 신고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는 18일 '세무플랫폼 불성실신고-탈세조장실태 2차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무사회는 납세자와 국세청 모두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먼저 인지하고, 국세청이 세무플랫폼을 통한 이전까지의 세금신고 내역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시비비를 가려 세무사회-세무플랫폼 간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세무사회는 세무플랫폼이 프리랜서 등 사업자뿐만 아니라 2000만 근로자에게도 환급금을 발생시켜 수수료를 편취할 목적으로 종소세 환급신고를 유도했다고 했다.

세무사회는 "직장인 연말정산에서도 △부양가족공제 등 인적공제 중복·부당적용 △중소기업취업자 소득세감면기간 부당적용 △종소세 기한 후 신고 유도 △기본공제 불법적용한 수년치 경정청구를 하는 등 탈세행위에 직접 가담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삼쩜삼, 토스 세이브잇 등 세무플랫폼을 18일 국세청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이날 세무사회는 세무플랫폼들의 불법행태에 대한 일선 세무사의 제보가 접수됐다고 밝히며. 이와 관련한 사례를 공개했다.

직장인 종소세 중복신고 관련 사건을 제보한 이 모 세무사는 "근로소득이 있는 직장인들은 연말정산이 제대로 이뤄졌을 경우 환급이 불가능한데, 세무플랫폼에서는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며 마치 환급이 가능할 것처럼 유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삼쩜삼·토스 세이브잇 등)은 세무지식이 부족한 대중들을 '환급액'이라는 단어로 현혹시켜 탈세를 조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상항이 방치되면 아무것도 모른 채 누구나 탈세범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이 다분해 관련 당국의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세무사회는 지난달 30일 삼쩜상 등이 캐디 등 용역제공사업자에 대한 수입누락 환급신고 사실을 국세청에 신고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31일 토스 세이브잇이 캐디 등 용역제공자에게 전체 문자공지를 발송했다. 이와 관련해 세무사회는 세이브잇 측이 소득을 누락해 잘못 신고한 사실을 시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캐디 소득누락 신고관련 제보를 한 정 모 세무사는 "세무대리 신고를 마친 캐디 고객을 통해서 삼쩜삼이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삼쩜삼은 골프장 캐디의 홈택스 캐디 수입자료를 원천누락하고, 다른 소득분 원천징수자료만을 넣어 환급세액을 발생시켜 환급수수료를 챙겼다"고 말했다.

이어 "삼쩜삼 등 세무플랫폼이 캐디의 실제 소득을 누락시켜 신고한 행위는 명백한 탈세행위"라며 "납세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무사의 정당한 신고서를 삭제시키고 탈세 신고서를 접수해 탈세를 조장하는 부당행위"라고 말했다.

세무사회는 이같은 세무플랫폼들의 무차별적인 세금신고로 인해 국세행정이 혼란에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세무사회는 "근로자 2000만명에 대한 세무플랫폼의 환급유도광고를 통한 무분별한 환급신고로 인해 일선세무서 조사관들이 1인당 300~400개의 세금신고서를 검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세무플랫폼들이 신고한 소액신고의 경우 국세청의 검증 없이 신고가 이뤄졌음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삼쩜삼 등 세무플랫폼들은 근로자의 종소세신고와 경정청구는 대부분 소액이고 개별적인 소명이나 확인이 거의 불가능한 점을 악이용하고 있다"며 "세무플랫폼은 국세행정의 취약점을 활용해 '박리다매'로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먹이감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무사회는 세무플랫폼이 혁신기업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무사회는 "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정부는 아직도 탈취적 세무플랫폼을 '혁신기업'이라는 프레임에 갖혀있다"면서 "그러는 사이 800만 사업자와 2000만 근로자에 이르는 전 국민이 삼쩜삼·토스세이브잇·SSEM·비즈넵 등 환급전문 세무플랫폼의 유도광고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다"고 꼬집었다.

구재이 세무사회 회장은 "토스 세이브잇, 삼쩜삼 등 세무플랫폼이 국세청이 소액환급 대상자에 대해 단속과 점검이 느슨하다는 점을 악용해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환급장사를 하면서 결국 불법적인 세법적용과 무분별한 신고로 인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국세청과 사법당국은 토스, 삼쩜삼 등의 세무플랫폼의 탈세조장과 불성실신고를 유도하고 불법적인 세무대리를 한 것에 대해 즉각 전수조사를 통해 추징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국민피해를 막고 국가재정을 지키기 위해 (국세청과 사법당국이)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과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무사회의 지적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현장에서도 세무사회와 세무플랫폼 양측의 입장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관련 사안을 따라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향후 대응과 관련해서는 따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