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경쟁 본격시동... 한동훈 겨냥 ‘견제구’ 속속

한동훈, 여당 차원의 ‘채상병 특검법’ 추진 밝히자

나경원 “민주당 특검은 정권붕괴용... 우려스럽다”

윤상현 “공수처 수사 중... 민주당 대표 출마인 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자, 차기 당권주자들의 견제가 본격화된 모양새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이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밝힌 데 대해서 여당 당권주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한동훈 당대표 출마... "국힘이 채해병 특검을"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7월23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지난 4월11일 여당의 참패로 끝난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는데, 이날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제가 한 약속은 지키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와 관련해 '한동훈 등판설'이 줄곧 언급됐다.

그는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제가 총선 내내 진심을 다해 외친, 민심에 반응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민의힘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으로 진짜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며 "패배 경험을 변화와 승리, 정권 재창출의 토양으로 삼겠다. 당정관계를 수평적으로 재정립하고 실용적인 방향으로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채해병 특검' 관련 질의를 받고 "국민들의 의구심을 풀어드릴 만한 여러 번의 기회를 아쉽게도 실기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시점에서 국민의힘이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규명을 위한 특검을 우리 국민의힘이 나서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나경원 "한동훈, 우려스럽다"
윤상현 "민주당 대표 출마인 줄"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채해병 특검법을 여당 주도로 발의하겠다고 밝히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특검 수용론은 순진한 발상' '민주당 대표 출마 선언' 등을 언급하며 성토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문에 대해 "마치 분열과 충돌, 혼란의 예고장처럼 들렸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도 한 전 위원장과 같은 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했다.

나 의원은 "한 후보자가 밝힌 민주당의 (채해병 관련) 특검 수용 입장은 진실 규명용이 아니다. 정권 붕괴용"이라며 "한 후보의 특검 수용론은 순진한 발상이고 위험한 균열이다. 그리고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이번 전당대회는 우리 당이 이기는 DNA를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다. 당은 유연한 전략가 윤상현에게 맡기고 한동훈·원희룡·나경원 세 분은 다른 일을 맡아야 한다"며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아울러 한 전 위원장이 채해병 특검법을 여당 주도로 발의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공수처 수사가 진행 중이고 대통령께서도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 요청을 밝혔다. 이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특검을 발의하겠다니 순간 민주당 당대표 출마 선언으로 착각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7월23일 열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당대표 경선 구도가 '한동훈 대 나경원·원희룡·윤상현' 구도로 짜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이 여당 주도의 '채해병 특검법' 발의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친윤(원희룡) 대 비윤(나경원·윤상현·원희룡)' 구도도 얽혀 한 달간 4인 후보들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