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법원 트럼프 면책특권 결정은 '위험한 선례'"경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기간 중 이뤄진 공적인 행위에 대해 면책특권이 인정된다는 결정을 내리자 미국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위험한 선례라고 비판했다.

CNN,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미국은 왕이 없다는 원칙에 기초해 세워진 나라"라며 "우리 각자는 법 앞에 평등하다.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 이는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오늘 대법원의 결정으로 그것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면서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에는 사실상 제한이 없어졌다. 이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원칙이며, 미국 대법원을 포함해 공직자의 권한이 더 이상 법에 의해 제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내가 3년 반 동안 가졌던 대통령 권한의 한계를 존중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를 포함한 모든 대통령은 이제 법을 무시할 자유가 생겼다"며 "이번 대법원의 결정은 오랫동안 확립된 광범위한 법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내 전임자는 4년전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중단하기 위해 미 의회에 폭도들을 보냈다"면서 이날 결정에서 "전직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면책하는 것은 대통령직이라는 제도를 개조하는 일"이라고 말한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소토마요르 대법관의 반대 의견에 동의한다"며 "그녀는 오늘 '모든 공적 권력의 사용에 있어 앞으로 대통령은 법 위에 군림하는 왕이다.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를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5분간 연설을 하고 따로 질문을 받지 않은 채 곧바로 자리를 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우위로 재편된 연방 대법원은 이날 전직 대통령은 재임중 공식적 행위에 대해서는 절대적 면책 특권이 있지만, 비공식적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대통령 면책 특권 적용' 판단을 하급심 법원으로 넘겼다. 이에 따라 미 정치권에서는 관련 재판이 11월 대선 전 열릴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