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런홍일, 도망간다고 끝 아냐…방송장악 쿠데타 죄 묻겠다"

"탄핵 피하려고 꼼수 사퇴…당당하게 쿠데타 하더니 처벌받는 것 무섭나"

與 채해병 특검법 상정 필리버스터 예고에 "민심 배신…국회의원 자격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두고 자진해서 사퇴한 것에 대해 "탄핵을 피하려고 꼼수 사퇴했다"며 "방송장악 쿠데타에 대해 반드시 죄를 묻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당당하게 쿠데타를 하더니 자신이 처벌받는 것은 무섭나"라며 "그렇게 옹졸한 사람을 무엇을 믿고 방송장악 쿠데타를 벌였나. 사퇴해도 잘못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방송탄압을 묵과할 수 없다. 지난주 우리 국민은 김 위원장의 방송장악 쿠데타 기도를 똑똑히 지켜봤다"며 "공영방송을 정권의 나팔수 또는 꼭두각시로 만들려는 시대착오적 망상에 사로잡힌 윤석열 정권의 민낯을 똑똑히 목격했다. 민주당은 이들의 반헌법적, 반민주적 폭거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본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보고되기 전에 자진사퇴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취임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김 위원장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다면 후임자를 뽑을 수 없지만, 자진 사퇴로 자리에서 물러나면 윤 대통령은 후임 방통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게 된다.

방통위는 지난달 28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등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계획안을 의결했으며 이사진 공모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 사퇴에 따라 방통위는 일시적으로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가 되며 이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한다. 후임 방통위원장으로는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최민희 의원도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안 보고 전 자진 사퇴, 윤석열 대통령 즉각 수용. MBC 장악 총기획자는 대통령임을 인증했다"며 "런홍일, 도망간다고 끝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국회 본회의에 채해병 특검법이 상정될 경우 국민의힘이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예고한 것에 대해서는 "행정부의 폭주를 견제할 생각은커녕 대통령 부부 방탄에만 힘을 쏟는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을 대리하는 국회의원이 권력 눈치나 보며 민심을 배신한다면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