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위해 배당소득에 稅혜택 '듬뿍'.. '부자감세' 논란 이겨낼까

정부, 3일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밸류업 기업의 배당 증가금액 등에 저율로 분리과세

과거 배당소득분리과세와 유사한 방식

주주훤원 증가금액, 법인세에서 세액공제하는 방안도 담겨

금투세 폐지도 추진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배당소득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기로 했다. 밸류업 기업의 배당액 증가분에 대해 저율로 분리과세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인데, 과거 폐지된 '배당소득증대세제'와 유사한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정부는 이런 내용의 '역동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배당소득세는 말 그대로 배당금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연소득 2000만원 이하는 14%(지방세 포함 15.4%) 세율로 분리과세되고, 2000만원 초과는 종합소득세(세율 14~45%)로 과세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배당소득은 이자소득과 합산, 2000만원이 넘을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에 밸류업 기업의 배당 증가금액 등에 저율로 분리과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14%인 분리과세 원천세율을 9%로 낮추고, 종합과세시 적용되는 최고세율 45%를 25%까지 인하하겠다는 것. 배당을 확대한 기업 주주의 세부담을 줄여준다는 의미다.

개정이 된다면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 개인주주의 경우 밸류업기업 배당 증가금액 등에 9%의 세율이, 그 외 배당에 대해선 14%의 세율이 적용된다.

2000만원 초과 개인주주는 선택적 분리과세(25%)가 가능해 진다. 현재는 배당 전체에 14~45%의 세율이 적용되고 있는데, 개정 후엔 ➊[배당 증가금액 등 × 25% + 그 외 배당 × 비교 종합과세(14~45%)] 또는 ➋[배당 증가금액 등(2000만원 한도) × 9% + 그 외 배당 × 비교 종합과세(14~45%)] 중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배당 증가분만 특례대상이 되고 회사가 배당을 20% 늘렸다고 해보자. 1200만원을 배당받은 A씨(다른소득 없음)는 현행법에 따르면 168만원(1200만원×14%)이 원천징수되지만, 개정이 되면 158만원(200만원×9% + 100만원 ×14%)이 원천징수된다.

2400만원을 배당받은 B씨(다른소득 없음)는 현행법에 따르면 336만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개정되면 316만원(분리과세 선택X)을 납부하면 된다. 약 20만원의 세금을 줄어드는 셈.

배당 외에 다른 소득이 있다면 세금 격차는 커진다. B씨가 2400만원의 배당 외에 10억원의 다른 소득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 현재는 3억 8866만원을 납부해야 하지만, 개정 후엔 3억 8786만원을 납부하면 된다. 80만원 가량 세금이 줄어드는 셈이다.

현재는 배당 증가분만 특례 대상으로 설정했지만, 정부는 향후 '증가분 등'으로 규정해 과세 특례 대상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2015년에도 이와 비슷한 방식의 '배당소득분리과세'를 운영한 바 있다. 당시에도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 주주의 세율을 14%에서 9%로 낮추고 2000만원 초과인 종합과세대상자의 세율을 당시 최고 38%에서 25%로 완화하는 '선택적 분리과세' 방식을 적용했다. 다만 '부자감세' 논란 속에 3년만에 일몰됐다.

한편, 정부는 이번 역동경제 로드맵에 주주환원(밸류업 공시 기업의 배당 및 자사주 소각) 증가금액의 5%를 법인세에서 깎아주는 방안도 담았다.

아울러 최대주주 할증평가를 폐지하고 벨류업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대상 및 한도(600억원→1200억원)를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밖에도 정부는 ISA 지원 확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을 통해 국내 증시 투자 유인을 늘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