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가계대출 고성장…은행권 주담대 중심으로 증가
하반기 대출 성장 둔화 전망…“NIM과 자본비율 측면에선 긍정적”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리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금리인상에 동참할 전망이다. 이에 하반기 가계대출 성장은 상반기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융권에 의하면, KB국민은행은 부동산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13%포인트(p) 올렸고 하나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감면 금리폭을 최대 0.20%p 축소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한 금리 조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3년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GDP 대비 93.5% 수준으로 2년 연속 하락하는 등 대체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다만 금년 4월 들어 가계대출이 증가 전환한 이후 은행권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증가요인을 살펴보면 디딤돌‧버팀목 등 정책성 대출 공급,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 하락,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중심 주택 거래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은 2024년 상반기 15조원 이상 늘었으며 4월부터 매월 약 5조원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세를 제외한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모양새다. 5대 은행 기준 주담대 잔액은 작년 약 17조원 늘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22조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이날 이준수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 주재로 17개 국내은행 부행장과 함께 은행권 가계부채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가계대출 증가원인을 점검하고 하반기 관리방향,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금융지원 운영현황 등을 논의했다.
이준수 부원장은 "최근 성급한 금리 하락 기대와 주택가격 상승 예상 등으로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선제적으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개인사업자 및 가계대출, 부동산PF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무리하게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행권은 최근의 일부 과열 분위기에 편승해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하지 말고 연초 각 은행이 설정한 경영목표 범위내에서 가계대출이 취급되도록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DB금융투자 정광명 연구원은 은행권의 주담대 금리 인상 움직임과 관련해 "다른 은행들도 하반기 가계대출 성장 관리를 위한 주담대 가산금리 조정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하반기 대출성장은 상반기 대비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출성장은 둔화되겠지만 가산금리 조정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이 순이자마진(NIM)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추가로 대출성장이 둔화된다는 점이 은행의 자본비율 관리 측면에서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