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한동훈 '문자 읽씹', 尹과 차별화 위해 '영부인 악마화' 용인"

장예찬 "韓 대권 행보 위해 영부인 사과 의도를 희생양으로 썼나"
"한동훈 사적 소통 부적절 해명…내게 부탁할 때도 공식기구 거쳤어야"
"1월 21일 사퇴 요구 논란 이후에도, 문자로 사과...사과 의사 분명"
"김여사 '댓글팀', 전혀 사실 확인 안 돼... 한동훈 오해한 듯"
"법무부 밖 韓 온라인 여론 조성하는 팀, 별도 있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1월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대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관련 대국민사과 메시지 문자에 답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도적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위해서 영부인 악마화를 용인한 것"이라고 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9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두 가지 가설이 있다. 첫 번째는 많은 정치 원로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정무적 무능, 정무감각이 떨어지는 것인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최재영 목사의 파우치 선물 이런 것들이 알려졌을 때 처음 함정 수사였기 때문에 여러 비판적인 언론이나 민주당에서마저도 이걸 다뤄야 되나 말아야 되나 수면 위로 막 쟁점화되지 않았다. 근데 쟁점화시킨 사람이 바로 김경율 비대위원"이라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그를 '프랑스 왕비 마리앙뚜와네트'에 빗댄 바 있다.

장 전 최고위원은 "힌동훈 후보의 입으로 통한다", "정권 초반 그 이전부터 한동훈 후보와 아주 밀접한 사이로 알고 있다. 앞에서는 김경율 비대위원을 내세워서 쟁점화시키고 사과 안 하면 큰일 날 것처럼 하고, 뒤로는 다섯 번이나 사과하겠다는데 아무런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후보가) 비대위원장이 되자마자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서 본인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고 대권 행보를 하기 위해서 영부인의 사과 의도를 하나의 희생양으로, 제물로 쓴 것이 아니냐라는 정치적인 논란까지 번질 수 있다"고 날선 지적을 했다.

당시 친윤 인사들이 사과에 반대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입장에 대해 "김경율 비대위원 발언을 정리하면서 같이 '정치 공작이다'고 돌파했어야 되는데 그러진 않고, 혼란을 야기하고 방치하지 않았나"며 "그런 측면에서 직무유기이고 책임 회피"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당시 장예찬은 반대하지 않았었느냐, 한동훈 후보나 장동혁 의원 같은 분들이 언제부터 제 말을 그렇게 잘 듣고, 저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했냐"고 꼬집었다.

한 후보가 '실제 사과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를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반박한 것과 관련 "1월 21일 한동훈 후보가 당시 윤재옥 원내대표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만나 사퇴 요구받은 날 이후인 23, 25일에도 김여사는 계속 문자를 보내면서 낮은 자세로 사과하겠다고 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사퇴 요구가 사실이라 해도 그 이후 사과한 걸 보면 사과 의사는 뚜렷하게 있는 것으로 보는 게 누구나 내릴 수 있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가 당시 대통령실에 공식 통로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청드리는 상황에서 사적 소통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과 관련 "그럼 제게 뭔가를 부탁할 때도 당의 공식 기구를 거쳤어야 했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일개 경선 후보에게 비대위원장이 아주 사적이고 내밀한 부분까지 방송에 페이스북에 말해달라, 요청하는 게 공적 소통이면 반대로 영부인 대국민 사과라는 더 공적 이슈 역시 공적으로 대응했어야 되는 것"이라며 한 후보가 자신에게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대한 방어 역할을 요청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정치적으로야 앞에서는 이준석 의원에게 관심이 없는 척하고, 뒤로는 그런 게 정치적으로 비판받을지 몰라도 그 자체가 용납되는 선이라면 영부인의 다른 사안도 아니고 대국민 사과와 관련된 부분은 훨씬 더 공적이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중적이고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 없다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김 여사가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1월 23일 문자 내용의 '댓글팀'에 대해 묻자 "근거가 있거나 사실 확인이 된 일은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한 후보 측에서 본인에 대한 온라인 비판 댓글이나 글들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면 이건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댓글팀이 있지 않느냐 의혹을 당시 제기했던 걸로 안다"며 "오해를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가 왜 이런 댓글팀이 있다는 오해를 할까 생각해 보니 한 후보야말로 사실은 법무부 장관 할 때부터 여론관리를 해주고 우호적인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별도로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댓글팀이 법무부 안에 있었냐, 아님 사설로 있었냐"고 묻자 "밖에 있었다"라며 "한동훈 위원장이 얼마나 직접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팀이 있었다", "제가 나름대로 우리 당의 스피커로서 여러 요청을 받았었기 때문에 제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것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공천관리위원이 아닌 한 후보의 일부 측근들이 비례대표 후보 검증이나 선정작업에 관여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특정인의 실명을 공개할 수 없지만 한 후보 측의 법적 대응도 얼마든지 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한 후보 측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