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불법행위 익명성과 전파력 지닌 온라인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어"
"카드깡, ‘여전법’상 금지된 불법행위...이용 회원도 불이익 받을 수 있다" 경고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지속으로 취약계층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불법업체들의 신용카드를 활용한 사기가 증가하고 있어 금융감독원이 23일 소비자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은 불법업체들이 특히 급전이 필요한 신용카드 회원에게 '저금리', '대환대출', '정식 등록업체' 등의 문구로 '카드깡'을 하도록 유인하거나 부동산 투자, 이벤트 당첨, 복권번호 예측 등을 내세워 신용카드 결제를 유도한 후 잠적하는 사기 또한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불법행위가 익명성과 전파력을 지닌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어 금융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불법업체들은 등록된 금융업체로 오인하기 쉽도록 'OO금융', 'OO카드' 등 제도권 금융회사를 사칭하거나 유사상호를 사용하면서, '저금리', '대환대출'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유인해 신용카드를 이용해 필요한 자금을 손쉽게 마련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또한 고객의 신용카드로 재화를 구입한 것처럼 허위 매출을 발생시킨 후 실제로는 카드사로부터 받은 대금중 수수료 명목으로 일부 금액(결제금액의 30% 내외)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카드깡' 수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인터넷 상거래로 위장한 카드깡이 성행하는 등 카드깡이 과거 오프라인(Off-line)에서 점차 비대면(On-line)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금감원은 "카드깡은 '여전법'상 금지된 불법행위이며, 카드깡 업체뿐만 아니라 이용한 회원도 신용카드 거래정지 또는 이용한도 축소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지난해 신용카드 불법거래 적발 현황을 보면 가맹점의 경우 1만299개로 2022년(1만4552개) 대비 4253개(△29.2%) 감소했고, 건수로는 2만8739건으로 같은 해(3만1529건) 대비 2790개(△8.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면에서는 798억원으로 전년(926억원) 대비 128억원(△13.8%)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일반가맹점(Off-line)은 8310개(80.7%), 특수가맹점(On-line) 1989개(19.3%) 등으로 불법거래가 발생했으며, 최근 오픈마켓, PG 등 온라인거래 중심의 특수가맹점 불법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카드깡의 경우, 급전이 필요한 생계형이 대부분으로 2023년 기준 100만원~300만원이 30.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1000만원 초과 고액 카드깡도 2021년 10.7%에서 13.0%(2022년), 20.7%(2023년)으로 증가 추세다.
불법업체들의 실제 불법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인터넷상 가상의 부동산 투자를 빙자한 사기
◆…［자료출처=금융감독원］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 인터넷 공간에서 부동산을 거래할 수 있는 가상의 플랫폼을 만든 후 아파트, 오피스텔, 토지 등 가상의 부동산을 신용카드로 결제하여 구매하면, 부동산 매매 또는 임대 등을 통해 원금 보장 및 고수익이 가능하다며 투자자를 모집한다.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허위 등기부등본, 증명서 등을 제공하거나, 원금보장을 약속하는 계약서 등을 지급하고, 이후 수익금액을 지급하지 않거나, 투자 초기에 수익금 명목으로 일정 금액만 지급한 후 잠적하는 사례.
◆ 무료 이벤트 참여를 유도하며 신용카드 결제 후 잠적
맞춤 예복업체가 신혼부부, 예비부부 등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이벤트를 가장해 '카드사로부터 캐시백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면, 무료로 코트를 제작해 주겠다'라며 참여를 제안한다.
카드 결제 시 받게 되는 캐시백 포인트로 원단값을 충당하여 코트를 제작해 주고, 결제금액은 전액 반환해 주겠다고 약속하고는 실제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에게 약속과 다르게 코트만 제작해 주면서 결제금액을 반환해 주지 않거나, 코트도 제작해 주지 않고 결제금액 또한 미반환한 뒤, 이후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맞춤 예복업체는 폐업 후 잠적하는 사례.
◆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해 준다고 현혹하여 서비스 가입을 유도
문자메시지,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하여 AI를 이용한 과학적 기법으로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으며, 당첨되지 않을 시 전액 환불 조건으로 소비자를 현혹한 뒤, 허위로 작성된 특허청 특허출원기술 정식업체 광고 및 허위로 기재된 성공후기 등에 관심을 보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유도한다.
이 업체는 처음에는 가입비 명목으로 소액 결제를 요구하다가 높은 가입비를 지불할수록 당첨 확률이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하면서 고액 결제로 유인하고, 이후 업체 측에서 제공한 숫자들이 당첨되지 않아 계약해지 또는 환불을 요구하면 과다한 위약금을 빌미로 거부하거나 연락 두절하는 사례.
금감원은 불법업체의 불법행위와 관련해 소비자 유의사항 및 대응요령으로 우선 유선 또는 온라인상에서 카드정보 또는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불법일 가능성이 높으니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SNS, 카카오톡 등 비대면으로 접촉을 시도하면서 카드정보(카드번호, CVC번호 등) 및 개인정보(성명, 주민번호, 휴대폰번호 등) 등을 요구할 경우 즉시 중단하라면서 온라인 또는 유선으로 제공된 카드정보 및 개인정보는 해킹, 정보유출 등 신용카드 부정사용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안내했다.
이어 원금 보장 또는 고수익 보장으로 현혹하며 투자를 권유받은 경우, 인터넷 '파인'에서 제도권 금융회사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원금 및 고수익 보장을 약속하며 투자를 유도하면 불법 유사수신 업체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파인'에서 제도권 금융회사, 유사투자자문업자 및 등록대부업체 등에 대한 조회가 가능하며, 카드깡 또는 유사수신이 의심되면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만일 경제적 피해를 입었을 경우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비해 업체와의 통화내용 녹취 또는 문자메시지 등 입증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신용카드 회원도 불법거래에 연루될 경우 불이익(거래정지, 한도축소 등)을 받을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회원이 카드깡 또는 유사수신에 연루될 경우 카드결제 금액에 대한 부담 이외에도 신용카드 거래정지 및 이용한도 축소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안내했다.
금감원은 카드대금이 연체되어 채권추심을 받게 되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하여 카드 발급 및 대출 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