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상반기 이자이익 25조원 '사상 최대'...순이익만 11조원

5대 금융지주 2분기 당기순익 총합 6.2조원...전년 동기 比 23.5% '↑'

상반기 누적 당기순익 총합 11.1조원 '역대급'...연간 20조원 달성 기대

'사상 최대' 이자이익 시현에 더해 비이자수익 및 핵심 자회사들도 호실적

KB vs 신한 '리딩뱅크' 경쟁구도, 1분기는 '신한', 2분기는 'KB'...희비교차

이변은 없었다.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가 올해 2분기 6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11조원을 넘어섰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비용 등 사상 최대 대손충당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분기·상반기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7일 5대 금융지주의 2분기 경영실적 현황 집계(잠정 실적)에 따르면, 이들의 순이익 총합은 6조226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5조398억원) 대비 23,5%(1조1868억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주사별로 2분기 당기순이익 규모를 살펴보면, KB금융지주(1조7324억원)을 필두로 신한금융지주(1조4255억원), 농협금융지주(1조1026억원), 하나금융지주(1조347억원) 등 4곳이 1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우리금융도 1조원대에 육박(9314억원)하는 순익을 냈다.

특히 KB금융·농협금융·우리금융지주 등 3곳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신한금융지주도 일회성 비용을 뺀 경상 기준으로 보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5대 금융지주사의 상반기 누적 순이익 총합은 11조949억원이다. KB금융지주가 2조7700억원으로 1위에 올라 지난 1분기 신한금융지주에 내줬던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그 뒤를 이어 신한금융지주(2조7470억원), 하나금융지주(2조687억원)가 '2조 클럽'에 가입했고, 우리금융지주(1조7554억원)와 NH농협금융지주(1조7538억원)가 1조7000억원대의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2조원대를 기록해 역시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이다.
 

'안정적 이자이익' 낸 은행...비은행 부문 수익성 개선도 '한몫'

5대 금융지주사들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원동력은 주력 자회사인 은행이 안정적인 이자이익 실현에 더해 비(非)이자이익과 비(非)은행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5대 금융지주사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총합은 25조1144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에 비해 4.4%(1조608억원) 늘은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만 보면 작년 같은 기간(12조3069억원)보다 1.8%(2166억원) 증가한 12조5235억원을 기록했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NIM이 낮아졌지만 대출자산 증가에 따른 NIM 하락 지수 완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지주별로는 KB금융지주(3조2062억원), 신한금융(2조8218억원), 우리금융(2조1970억원), 하나금융(2조1610억원), 농협금융(2조1375억원) 순으로 많았다.

아울러 비이자이익이 늘고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된 점도 최대 실적을 이끌어낸 데 한목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카드·보험 등 비(非)은행 계열사들도 역할 '톡톡'

KB금융 계열사 중 KB증권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3761억원을 기록했다. 트레이딩 및 중개수수료 관련 영업이익 증가 및 지난해 해외 대체투자 관련 일회성 손실 인식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하며 합병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는 당기순이익 1781억원을 시현했다. 중개수수료(Brokerage) 수익 축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금융 수수료 감소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0.1% 감소했다. 자산관리(WM) 부문은 중계수수료 수익 증대, WM 자산성장세 유지·다양한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질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KB손해보험은 2분기 당기순이익 2798억원을 시현했고, 상반기 당기순이익 5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파생손실 확대에도 불구하고, 미보고발생손해액 적립방법 변경 관련 준비금 환입의 영향이다.

KB국민카드는 2분기 당기순이익 1166억원을 기록했다. 조달비용·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한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6.2% 감소했다. 하지만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557억원을 달성했다. 조달비용과 신용손실충당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카드 이용금액 증가를 비롯해 모집·마케팅비용 효율화에 힘입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했다.

신한금융 계열사인 신한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 37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고, 신한투자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31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3.7% 증가했으며, 상반기 당기순익은 20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했다.

신한라이프는 2분기 당기순이익 1587억원을 시현, 전분기 대비 2.9% 증가했으며,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다만 신한캐피탈은 2분기 당기순이익(441억원)은 전분기 대비 31.4% 감소했고, 상반기 당기순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1084억원을 시현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비은행 관계사인 하나증권은 WM 부문의 고객 수 증대와 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관련 수익 개선을 바탕으로 상반기 13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하나카드는 1166억원, 하나캐피탈은 1111억원, 하나자산신탁은 364억원, 하나생명은 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시현했다

우리금융의 경우 이자이익은 전년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비(非)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하며 이익 성장세를 강하게 견인했다. 특히 카드·리스 부문 자회사의 영업력 신장 등에 힘입어 수수료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 이익 또한 호조를 나타냈다.

NH농협금융의 경우 주요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667억원이며, NH투자증권(4227억원), 농협생명(1639억원), 농협손해보험(1205억원), 농협캐피탈(5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금융지주 밸류업 계획 발표 '봇물'...신한·우리 '주주환원율 50%'

금융지주사들은 2분기·상반기 실적 발표와 함께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 및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도 내놓았다.

금융지주사 중 가장 먼저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우리금융의 경우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하고 ▲지속가능 ROE 10%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밸류업의 핵심인 총주주환원율은 보통주자본비율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해 주주환원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2분기 주당 540원의 배당과 그룹의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주당 현금 배당액과 전체 배당 규모를 해마다 늘리고 자사주 5천만주를 소각해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현금배당액·자사주매입액/당기순이익)을 50%까지 높이기로 했다.

목표대로라면 2027년까지 △CET1(자본비율)비율 13% 이상을 기반으로 ROE(자기자본이익율) 10%, ROTCE(유형자기자본이익율) 11.5% 달성 △주주환원율 50% 수준으로 확대 △2024년 말 주식수 5억주 미만, 2027년 말 4.5억주까지 감축하게 된다.

KB금융은 2분기 배당금을 1분기보다 상향한 주당 791원으로 결의하고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확정했다. 올 2월 3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추가로 올 하반기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차별화된 주주환원 행보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하나금융은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적극적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또한 연초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상반기 내 조기 마무리함으로써 주주환원 의지를 실천했고, 매입한 자사주는 8월 중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