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안 4건 발의…심의 과정서 민주당 제동"
민주 "통과시키고 싶었다면 본인이 장관 시절 노력했어야 할 일"
"법원행정처와 법무부 간 이견 조율 심사 진행…국힘 또한 개정안 우려점 개진"
조국당 "윤 정부의 잇따른 첩보실패 책임…야당에 덮어씌우려고 억지 부리지 말아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간첩법(형법상 간첩행위 처벌조항) 개정을 막았다고 주장하자,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가짜뉴스"라고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첩법 민주당 책임론을 들고 나온 한 대표는 역시 전형적인 소탐대실형 헛똑똑이"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절 법원행정처가 강력하게 (간첩법 개정에) 반대해서 여야 의원들이 공히 법 보완을 주문했던 정황이 국회 속기록에 다 나와 있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책임이 있다면 본인이 더 크고, 그리 통과시키고 싶었다면 본인이 장관 시절 노력했어야 할 일"이라며 "대표가 된 후 김건희 특검·채해병 특검에 대해 국민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워 생긴 궁지를 간첩법 역 공세로 치고 나가면서 혼자 으쓱하며 미소지을지 모르겠지만, 사실을 왜곡하는 저질 프레임 정치"라고 직격했다.
김 의원은 또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는 군사기밀유출 시점에 대해 "이 정부 시기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금 더 후에 적절하게 말씀드릴 때가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앞서 한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을 누가, 왜 막았나. 최근 '중국 국적 동포 등이 대한민국 정보요원 기밀 파일을 유출했다'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지만, 황당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간첩죄로 처벌 못한다"며 "우리 간첩법은 '적국'인 북한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지난 21대 국회 들어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안은 4건 발의됐는데 그중 3건이 민주당이 냈었다"며 "그런데 정작 법안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제동을 걸어 무산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가 '민주당 탓'으로 돌리고 싶겠지만, 안타깝게도 사실이 그렇지 않다"며 "회의록을 한번이라도 읽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다"고 했다.
그는 "당시 법원행정처와 법무부 간 이견 조율을 위해 심사가 진행됐고, 국민의힘 의원들 또한 개정안 우려점을 개진한 바 있다"며 "당시 소위에서 '적국'을 '외국'으로 넓힐 경우 일명 '산업 스파이' 같은 사례도 간첩죄로 처벌할 것인가 등의 논의가 이어졌고 결론 내지 못하고 계속 심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것을 '민주당이 제동을 걸어 무산됐다'고 하기엔, 자당 의원들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식의 가짜뉴스는 곤란하다"고 일축했다.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간첩법 개정안에 제동을 건 것은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었던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였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수미테리 사건' '정보사 블랙요원 리스트 유출' 등, 윤석열 정부의 잇따른 첩보실패의 책임을 야당에게 덮어씌우려고 억지 부리지 마라"며 "간첩법 개정안이 그렇게도 중요하다면, 왜 박영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관련 질의를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없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굳이 21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것을 탓하려면 당시 신중론을 표했던 박영재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 그리고 이에 대한 아무런 문제 제기 없이 박영재 후보자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한 국민의힘 인사청문특위 위원들부터 탓하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