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그린 CLO, 中企 장기투자자금 조달 기반 마련에 기여”

‘BOK 이슈노트: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그린 CLO 도입 방안’ 발표

“적용 가능한 녹색대출 분류기준 제시, 인증절차 간소화 등 선행돼야…인센티브 제공도 필요”

“그린 CLO 활용시 中企 조달금리 최대 262bp 인하 가능”

“외화 CLO 발행시 글로벌 투자수요도 상당할 것”

그린 CLO의 도입은 중소기업이 탄소감축설비 도입에 필요한 장기자금을 자본시장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8일 'BOK 이슈노트: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그린 CLO 도입 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린 CLO(녹색대출 담보부 유동화증권, 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는 은행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취급한 녹색대출을 기초자산으로 SPC(특수목적법인, Special Purpose Company)가 녹색대출 Pool의 현금흐름, 대출채권 연계 담보자산가액 등을 고려해 선순위와 후순위로 나눠 발행한다.

그린 CLO는 녹색대출 심사에 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점, 정부 등의 재정지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 다수의 소규모 중소기업대출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대출유동화 프로그램과 차별화된다.
보고서는 그린 CLO가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적용 가능한 녹색대출 분류기준 제시, 인증절차 간소화 등이 선행돼야 하며 기업･은행에 대한 추가적인 인센티브 제공도 필요할 것으로 봤다.

현재 녹색대출 분류기준이 부재하므로 그린 CLO 대상 녹색대출을 기술 상용화가 완료되고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검증된 설비 관련 대출에 우선 적용하고 '녹색여신 관리지침' 수립 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녹색대출 취급시점에 녹색금융 여부를 검증하므로 녹색채권(그린 CLO) 발행 전 외부기관 검토 절차를 생략하고 2030년까지 채권 발행 후 검토를 은행이 담당토록 하는 등의 인증절차 간소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인센티브 제고를 위해 탄소저감기술에 투자하는 중소기업에 높은 세액공제율을 적용하거나 상쇄배출권 획득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은행에 초기 신용보강 재원 지원, 유동화된 대출의 녹색금융 취급실적 인정 및 선순위 CLO의 고유동성자산 분류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중소기업과 은행의 녹색대출 이용 및 취급 유인, 유동화로 인한 조달금리 인하 효과, 국내외 그린 CLO 투자수요 등을 고려할 때 그린 CLO 도입시 중소기업의 친환경 전환 자금조달 수단으로 유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기업은 EU CBAM 규제('26년 이후), 선진국의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25년 이후) 등으로 은행은 금융배출량 감축 중간목표 달성 필요성 등으로 녹색대출 이용 및 취급을 확대할 유인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린 CLO 활용시 중소기업의 조달금리는 담보대출 기준 최대 114bp까지, 신용대출 기준 262bp까지 낮아질 여지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책임투자 확대, ESG 목표 달성 노력 등으로 연기금, 보험사 등의 녹색채권 투자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외화표시 채권 발행시장 호조세, 글로벌 ESG 자산시장 성장세 등을 감안할 때 외화 CLO 발행시 글로벌 투자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상훈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은 "그린 CLO의 도입은 중소기업에 대한 장기투자자금 공급 기능뿐만 아니라 국내 자본시장에 새로운 녹색투자처 제공, 우리나라 녹색금융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 제고 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