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아무것도 결론 난 게 없어…15점이면 기본 점수 좋게 줘"
"與, 韓 서포터 할 수 있는 동력 없어…원외 대표로서 할 일 많지 않아"
"尹 의료대란 현실 인식, 국민들과 많이 달라…돈키호테 부류" 또 빗대
◆…지난 7월 16일 오후 국회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 방송법 개정안 등을 상정하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의원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가서 회담하는 모양새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대표는 지금 약간 내주는 모양새로 가는 것이다. 만나줄 이유가 없는데 만나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표회담 총평에 대해 "아무것도 결론이 난 게 없는데 15점이면 기본 점수 주는 것이다. 좋은 점수"라며 "지금 이재명 대표는 야권에서 본인의 위치가 확고한 것 같다. 근데 한동훈 대표가 여권에서 어떤 결정권과 어떤 권한을 가지고 이 회담에 임했는가는 약간 물음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뭘 판단했다 해가지고 서포터 할 수 있는 동력이 없을 것"이라며 원외 대표로서의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11년 만에 공식으로 열린 1일 여야 대표 회담에서 양측은 기선 제압을 위한 압박성 발언을 통해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하지만 오랜만에 정치권이 풀어야할 숙제에 여야가 공감하고 해결의 의지를 모았다는 데 방점을 둔 평가가 나온다.
양측은 공동발표문에서 '양당의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 기구 운영'을 발표하고, 민생 분야 공통 공약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반도체산업·AI 산업 및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방안, 육아휴직 확대 위한 입법과제, '딥페이크 불법합성물' 범죄 처벌 및 예방 방안, 지구당제 도입 등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의대 증원과 관련해선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하지는 못했지만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문제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나 추후 논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회담 핵심 의제 중 하나였던 채상병 특검법과 전 국민 25만원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양측 이견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당초 110분을 계획한 회담은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이 넘는 183분 동안 진행됐다. 양당 대표는 회담 도중 40분간 독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독대에서 내밀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 질문에 "그런 걸 하려면 신뢰가 필요하다. 어떤 전술적인 면이든, 미래에 대한 이야기든 간에 상대가 내 말을 밖에다가 중계 안 할 자신이 있느냐. 그런데 아직 그 신뢰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정기국회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저도 이 시기에 대표를 해봤지만 원외 대표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제 코가 석자인 상황이라 만나주지도 않을 것이고, 우리는 선거가 없는 타이밍이라 장외 행보를 할 상황이 아니라서 여의도 사투리 안 쓰겠다고 했는데 할 수 있는 게 뭐겠나"라고 거듭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국정브리핑 후 기자회견에서 의료 인력난 체감과 대통령실 인식차에 "의료현장을 가보시는 게 좋겠다. 일단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한 부분에 대해 "현실 인식이 국민들과 많이 다른 모습"이라며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법을 낼 수 있을 것인가 약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원래 천성적으로 낙천적이신 분은 맞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검찰총장 하실 때도 세상이 진짜 윤석열 총장 잡아먹을 듯이 달려들어도 대충 살면 되지 이렇게 버티셨다"며 "나중에 대통령 퇴임하면 '죄송하다'고 술 한잔 드리고 싶다. 제가 벌거숭이 임금님, 엄석대, 돈키호테 이런 이상한 거 많이 비유했다. 지금 말씀하신 건 딱 돈키호테 부류"라고 또 빗대 비판했다.
그는 "풍차는 평화롭게 돌고 있는데 (그걸) 거인이라 생각하면 내가 기사니까 말 타고 돌격해야 되는 거다. 그런 느낌이다. 기득권의 저항이라고 보는 것"이라며 "참모들이 굉장히 잘못하고 있다. 돈키호테가 그렇게 가면 '저 사람 포기한다' 이럴 수도 있지만 말려야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