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찾아달라"…119센터에 구급대원 요청 2배 이상 급증

"올해 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구급상황관리센터 이송병원 선정 건수 총 1197건"
"지난해 같은 기간 519건 대비 131% 증가"

민주 양부남 의원 "정부, 응급의료 현장 심각성 낮게 판단"
"구급 대원들과 소방당국 업무 부담 커지고 있다는 것 통계로 드러나"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 사태가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운영이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119 구급상황관리센터에 "병원을 찾아달라"는 구급대원들의 요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건수는 총 11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9건 대비 131%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공백 사태로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응급실이 늘어나는 한편 119 신고자를 위해 병원을 선정하는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역할이 강화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구급상황관리센터는 구급대의 요청을 받으면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해 중증·응급환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나 대형병원으로, 경증·비응급환자는 지역 응급의료기관이나 인근 병·의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병원을 선정하는 기관이다.

양 의원은 "정부는 응급의료 현장의 심각성을 낮게 판단하고 있지만, 구급 대원들과 소방당국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드러났다"며 "구급대원들과 소방당국의 업무부담을 줄일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전국 병원의 응급실 위기 상황에 대해 응급의료 붕괴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또한 군의관, 공중보건의사 등 보강 인력을 긴급 배치해 진료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비상협의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응급 의료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되고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라며 "체면을 따지거나 여야를 가릴 때가 아니다"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