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상반기 반도체 장비 투자 비용, 美·韓·日·대만 합한 지출보다 높아
전기차·태양광 패널 이어, 레거시 반도체 '과잉 생산' 문제 우려 제기
"中, 레거시 반도체 생산 능력 어느정도 갖춰…첨단 반도체엔 한계"
◆…중국이 반도체 자급자족을 목표로 장비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레거시 반도체에서도 과잉생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 로이터>
중국이 서방의 규제에 맞서 반도체 자급자족을 목표로 장비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전기차, 태양광 패널에 이어 반도체에서도 과잉생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BC는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데이터를 인용, 중국이 2024년 상반기에만 반도체 장비 구매에 247억 3천만 달러(약 33조원)를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과 한국, 대만 일본의 지출을 합친 236억8천만달러(약 31조5천만원)보다 큰 금액이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결국 또다시 과잉 생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SEMI의 클락 청 이사는 "중국의 과도한 투자가 비효율적이거나 미활용된 생산 능력을 초래할 것"이라며 "경쟁국에 가격 압박을 가할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20나노미터 이상의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첨단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 레거시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레거시 반도체는 전자제품,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널리 사용된다.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알렉스 카프리 교수는 세계 시장이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에서 목격했던 것 처럼 레거시 반도체 과잉 생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대중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의 가장 큰 수익원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은 판매 매출에서의 중국 점유율이 2022년 4분기 17%에서 올해 2분기 49%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CNBC는 도쿄일렉트론과 다이닛폰 스크린 또한 2분기 총매출의 40% 이상을 중국에서 얻었으며 향후 이 비율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카프리 교수는 이날 CNBC에 "중국이 레거시 반도체 생산 능력을 어느 정도까지 갖추었다"면서도 첨단 반도체의 분야에서는 "중국이 갈 길이 아직 멀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첨단 반도체 분야를 어떻게 개발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