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 로이터>
9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개인적인 용도로 소량의 마리화나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성인들을 불필요하게 체포하고 감금하는 행위를 종식시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에 대한) 스마트한 규제를 시행하는 동시에 성인들이 안전하고 검증된 제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플로리다 주민으로서 오는 11월 수정헌법 3조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선되면) 대통령으로서 마리화나의 의학적 사용을 완화하기 위해 3급 약물(Schedule 3)로 재분류하는 연구에 계속 집중할 것이며, 플로리다와 같이 마리화나 법률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각 주(州) 정부의 권리를 지원하고 의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로리다주는 오는 11월 주민 투표에서 21세 이상 성인에 대해 마리화나 3온스(85g)까지 합법적으로 구입 또는 소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두 주요 정당 대선 후보 모두 광범위한 대마초 개혁을 지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약에 대해선 매우 강경했다. 그는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14억 인구를 통제하는 데도 마약 문제가 왜 없는지 아냐"며 마약 사범들을 즉시 사형에 처하는 중국의 제도를 언급했다.
ABC는 "중요한 대선 토론 직전에 나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해리스 부통령이 과거 샌프란시스코 지방 검사 시절 대마초 범죄를 기소했던 기록을 겨냥해 비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비백인 피고인이 마약 혐의로 기소되면 불평등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는 트럼프의 비백인 남성 지지자 확보를 위한 노력과도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마리화나 단순 소지나 사용을 처벌하지 않는 것은 현재의 조 바이든 행정부 기조이다. 미 법무부 산하 마약단속국(DEA)은 대마초의 재분류 절차를 진행중이다.
지난해 실시한 갤럽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마리화나 합법화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여론 조사 기관이 기록한 역대 최고치이며, 2000년에 10명 중 약 3명의 찬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의 두 배를 넘어선다. 특히 7개 경합주의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 지지율이 더 높았다.
미국에서 현재 마리화나는 약 40개 주에서 합법화돼 있지만 여전히 마약류 분류상으로는 5단계 중 헤로인, LSD, 엑스터시 등과 함께 '1등급'(Schedule1)으로 규제돼 있다. 중독·남용 위험이 가장 큰 1등급은 의료용으로도 쓸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