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4년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 발표
"주택시장, 가계부채 확장세 장기화 안되도록 적절한 정책조합 통한 대응 필요"
"금융안정 측면 리스크 확대되지 않도록...시장 기대 적절히 관리해야"
"금융여건 완화로 금융안정, 구조개혁 추진에 부정적 영향 미칠 위험 높아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10일 한은이 공개한 '2024년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의하면 6명의 금통위원들은 전원 이 같은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22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2, 4, 5, 7, 8, 10, 11월과 올해 1월, 2월, 4월, 5월, 7월 기준금리 동결에 이어 13연속 동결 결정 지속이다.
의사록에 의하면 A 금통위원은 "대내외 경제여건, 특히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이에 수반된 가계대출의 증가세 등을 감안할 때 지금의 기준금리 3.5% 수준을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의 절하 압력이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 유지해 온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은 점차 물가안정 목표치 수렴을 확인해 주고 있는 반면 소비·투자 등 실물경기에는 제약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 긴축 기조 완화 기대와 그 여건도 점차 성숙해 가고 있다"면서 "다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불균형을 제어할 효과적인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병행은 필수 요건"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
B 위원 역시 "금리는 경제의 모든 부문에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는 거시건전성 정책이 함께 수반될 때 금리 인하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시행되는 정책들의 가시적인 효과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현재의 3.5% 수준에서 동결하고 주요국의 통화정책, 부동산 PF 정리 과정,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의 추이를 지켜보며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 위원은 국내경제는 완만한 성장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목표수준에 수렴해 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어 금융불균형 누증에 대한 우려는 커진 상황이며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금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라며 "아울러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 기대를 적절히 관리해 나가야 하겠다"라고 제언했다.
D 위원은 "물가 측면에서의 피벗 위험이 매우 낮아졌고 내수 부진에 따른 피벗 필요성이 증가한 반면 금리 인하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폭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소득 수준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주택가격은 금융안정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원배분을 왜곡시켜 우리 경제의 생산성을 하락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해 만전을 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는 통화정책이 금융시장 불안정 요인을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향후 거시건전성 정책 등 부동산 관련 대책들의 효과를 살펴보면서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국내외 경제·금융 여건을 고려할 때 금번에는 기준금리를 현 3.50% 수준에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개진했다.
E 위원도 기준금리 현 수준 3.5%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면서 목표 수준으로 점차 수렴해 갈 전망이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 확대 등으로 금융 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는 여건에서 통화정책 기조 전환이 금융안정에 미칠 영향을 좀 더 짚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확장세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적절한 정책조합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하며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은 물가와 성장 경로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주요국 통화정책의 향방, 금융·외환시장 움직임과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을 함께 고려하여 기준금리 인하의 시기와 폭을 결정해야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F 위원은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앞서 먼저 완화된 금융여건이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취약성과 맞물려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금융안정, 중장기적인 성장 그리고 구조개혁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은 더욱 높아졌다"라며 "이는 정책금리의 경로를 물가와 성장을 고려할 때 보다 좀 더 높게 운용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향후 금융경제 전개 상황, 기준금리 조정이 내수와 물가 전망 및 금융안정에 미칠 편익과 비용, 최근 발표된 정부의 주택 및 거시건전성 정책의 영향을 보아가며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 역시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앞서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이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 높이 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 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들 중 4명은 3개월간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며 "다른 2명은 3개월 후에도 3.5%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금통위원 4명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이고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들도 발표돼서 시행될 것인 만큼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채 거시경제 및 금융안정 상황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금리결정을 하자는 의견를 개진했다.
그 외 2명은 부동산 관련 정부 대책의 효과를 확인하는 데까지는 시차가 좀 더 걸릴 것이고 향후 3개월 내 11월까지는 금융안정에 보다 유의하는 것이 안정적인 정책이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앞으로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았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가 너무 늦어질 경우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금리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날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10월 금리인하가 확실하다고 표현하는 그런 부분들은 사람들의 해석이고 한은의 3개월이라는 것에는 10월, 11월, 12월이 모두 포함돼 있다"며 "앞으로 나올 지표들을 보고 금통위원들과 같이 판단해 10월에 결정할 것이고, 그 후 11월에 결정할 수도 있다. 어느 방향이라고 확실하게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