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덮친 수요 우려에 브렌트유 70달러 선 깨져…WTI 4.3%↓

브렌트유, 2년 9개월만에 70달러 선 아래로

WTI도 장중 5% 하락…작년 5월 이후 최저치

OPEC 수요 전망 하향이 美허리케인 경보 상쇄

"中지원안, 건설부문 활성화 실패…디젤 수요 감소"

북상하는 허리케인이 미국 원유 생산과 정유소 운영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 10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두 달 연속 하향하며 국제유가가 폭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3.69%(2.56달러) 하락해 배럴당 69.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가 70달러 선 밑으로 내려온 것은 202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미 서부텍사스원유(WTI)는 4.31%(2.95달러) 하락한 65.75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이날 장중 1% 상승한 후 3달러 이상 하락했다. WTI는 장중 5% 이상 하락하며 202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유가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시나리오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적 전망과 미국 걸프 해안의 석유와 가스 생산업체가 열대성 폭풍에 대비해 시추를 제한하기 시작하면서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날도 미국 안전 및 환경 집행국은 '프랜신'이 멕시코만을 강타하면서 해상 원유 생산의 약 4분의 1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멕시코만의 생산은 미국 총생산량의 약 15%를 차지한다. 미국 국립 허리케인센터는 '프랜신'이 북상하면서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보했다.

다만 이날 허리케인으로 인한 수요 우려는 OPEC의 보고서가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상쇄됐다.

OPEC 보고서는 2024년에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203만배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달 전망치 211만배럴 증가에서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OPEC은 지난달에도 2023년 7월 이후 약 1년만에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2025년 전망치 또한 하루 178만배럴 증가에서 174만배럴 증가로 내렸다.

보고서는 "중국 부동산 부문의 역풍과 천연가스 트럭 및 전기 자동차의 보급 증가는 향후 디젤과 휘발유 수요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이와는 별도로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세계 석유 수요를 하루 평균 약 1억310만배럴로 전망했는데 이는 기존의 1억290만배럴보다 약 20만배럴 더 높은 수치다. 다만 유가는 EIA의 전망치 발표 이후에도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국의 수요 우려로 하락세를 유지했다.

8월 중국의 수출은 1년 만반에 가장 빠르게 증가했으나 수입은 국내 수요가 감소하면서 예상치를 하회했다. 10일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증가했지만 수입은 동기 대비 0.5%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2%)와 전월(7.2%)을 모두 밑돌았다.

아시아 정유업체의 마진은 지난주 디젤과 가솔린 공급이 증가하면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클레이 세이글 석유 시장 전략가는 로이터에 "올해 선진국에서는 석유 수요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며 "중국의 경제 지원안이 건설 부문을 활성화하지 못했고 이것이 중국의 디젤 수요가 감소하는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