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동맹, 위기이자 외교참사…북핵 문제 풀기 어려워져"
"한미일-북중러 구도 굳어져…국익 중심 '실용외교' 했어야"
"한미일 안보 프레임워크, 일본과 준동맹으로 가는 길"
"尹정부, 미국과 일본 전략에 말려들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세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세일보 손시은 PD]
김 최고위원은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조세일보와 인터뷰에서 "그 이면에는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외교 정책이 있다. 즉 가치 중심보다는 가치 편중된 정책을 쓰는 것"이라며 '편중 외교'로 인해 지금의 '한미일-북중러' 구도가 굳어졌다고 했다.
특히 지난 7월 한미일 국방장관이 서명한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협력각서를 두고 "일본과의 준동맹까지 간 합의 각서"라며 "이걸 공개하면 국민적인 저항이 두려워해서 목적도 '북한의 핵 미사일에 대응' 하나만 계속 얘기한다. 합의각서라는 명목으로 조약으로 안 했다"고 지적했다.
한미일-북중러' 대립 구도에 대한 해법으로 3자 회담 또는 4자 회담을 주장했다. 그는 "가장 큰 위협이 북한과 러시아가 동맹을 맺은 거다. 그걸 더 강화되지 않게 균열을 시켜야 된다"며 "북한과 러시아의 동맹을 불편하게 보는 나라인 중국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경우 한반도 외교 안보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 "기회 요인과 위기 요인이 상존한다"며 "위기 요인은 우리에게 방위비 분담을 더 많이 시킬 것이고, 안보 분야는 기회 요인이 더 많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김 최고위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 위원장이 축하 서신부터 보낼 거 아니겠나.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어떤 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회 요인이 있겠다. 그래서 그걸 잘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Q. 현 정부 들어 미일 중심 외교, 또는 한미일 삼각공조의 군사훈련 강화 등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질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동북아 안보의 불안성이 훨씬 높아졌다. 북한과 러시아가 동맹을 맺은 건 우리에게 엄청난 위기이고 외교 참사다. 1991년 소련이 붕괴된 이후에는 러시아도 우리를 더 우선적으로 편을 들었고 중국도 그랬는데, 지금은 러-북 동맹 상황이 되니 북한 핵 문제를 푸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 이면에는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외교 정책이 있다. 즉 가치 중심보다는 가치 편중된 정책을 쓰는 거다."
"일본과 잘 지내는 건 동의하지만, 한미일을 엮어서 마치 일본과 동맹으로 가는 단계를 맺고 있으니까 '한미일-북중러' 구도가 더 선명해졌다. 지금 어느 때인데 이데올로기적인 가치로 세상을 바라보나. 예전의 진보·보수 정부 공히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해왔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과 잘 지내는 전략을 썼다. 편중 외교를 하다 보니까 지금 '한미일-북중러' 구도가 굳어졌다."
Q.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7월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를 통해 한미일 3국 국방장관이 안보 협력각서에 서명했는데, 여기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협력각서의 개념적인 것만 공개했다. 한 두세 쪽밖에 안 되는데 공개하면 될 일인데 공개를 못 하는 거다. 이것은 우리 안보에 치명적인 잘못된 합의 각서라고 본다. 거기에 있는 세 가지 목적 중 윤석열 정부는 하나의 목적만 강조한다."
"첫 번째 '북한의 핵 미사일에 대응해서 한미일이 같이 공조한다', 저도 동의한다. 근데 두 번째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위협에 공동 대응한다'는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서 공동으로 대응하는 거다."
"예를 들어 대만해협 사태나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만약 분쟁이 난다면 우리도 끌려들어가는 게 된다. 두 번째에 아주 위험한 항목이 들어가 있다. 그동안 우리는 '절대 대만 문제 등 한반도 외 다른 전쟁에 개입하지 않는다'가 원칙이었다. 세계 평화를 위해 유엔 요원으로 파견되는 이런 걸 제외하고 동북아에서 중국과 러시아, 일본 사이 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가 또 끌려들 수 있는 계제가 있는 거다."
Q. 프레임워크의 세 번째 문제는?
"세 번째는 인도·태평양을 넘어서의 위협도 대응한다는 거다.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인도·태평양을 연결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 지금 윤석열 정부가 미국의 전략과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었다고 본다. 나토는 구 소련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는데, 2년 전부터 나토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한다. 나토만 갖고 안 되니 호주·뉴질랜드·일본·대한민국 4개 나라를 나토와 연결하는 미국의 전략에 끌려들어가고 있는 거다."
"한미일 안보 프레임워크는 일본과의 준동맹으로 가는 중간단계 길로 보인다. 왜냐하면 한미일 대규모 훈련이 정례화된다고 했고, 한미일 국방장관 회의가 1년에 한두 번 정례화되고, 차관급 회의가 정례화되고, 군의 제일 수장인 합참의장급 회의가 정례화되는 거다. 한미 합참의장급 연례회의를 1년에 한번씩 하듯이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Q. 정세현 전 장관은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협력 각서에 '독도를 공동 군사 연습장으로 활용하는 내용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했는데.
"독도를 꼭 공동 군사 구역으로 만든다기보다 목적이나 내용을 보아 한국과 일본이 준동맹으로 가는 길을 열어놨다고 본다. 한미일 프리덤 엣지 훈련이 올해부터 대규모로 시작됐다. 그것은 해상, 공중, 수중, 사이버 공간 등 다차원 영역에서 이루어진다. 거기 육군만 빠졌는데 혹시 일본 육상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오면 우리 국민들이 아직 인정 못할 것 아닌가. 그러니까 육군을 제외한 영역은 다 포함돼서 프리덤 엣지 훈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훈련이 확대돼 이번에 남쪽에서 했던 프리덤 훈련을 동해 쪽에서 한다면 울릉도나 독도 주변이 될 확률이 있는 것이고, 그럼 한보 한보 양보하게 되기 때문에 아마 정세현 전 장관은 그런 우려를 독도에 포커스를 맞춰서 말씀한 듯하다. 결국 한미일 프레임워크는 일본과의 준동맹까지 간 합의 각서다. 이걸 공개하면 국민적인 저항이 두려워해서 목적도 '북한의 핵 미사일에 대응' 하나만 계속 얘기한다. 합의각서라는 명목으로 조약으로 안 하고, 점점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더 가다보면 그렇게 가기 쉬워지는 거다."
Q. '한미일-북중러' 대립 구도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
"해법은 3자 회담 또는 4자 회담을 해야 된다고 본다. 가장 큰 위협이 북한과 러시아가 동맹을 맺은 거다. 그걸 더 강화되지 않게 균열을 시켜야 된다. 러우 전쟁에서 러시아가 필요한 포탄, 무기를 북한이 지원해주고, 대신 러시아는 북한 안전 보장을 해주면서 군사기술을 주는 등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면도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실패한 외교 정책도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7월로 나토 참석 이후 귀국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생즉사 사즉생' 정신으로 우크라이나와 연합해서 싸우겠다' 했다.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선포한 거나 마찬가지다. 러시아를 더 부추겼다고 보는 측면이 있다. 무기의 경우 문재인 정부 때에도 인도적 지원은 해왔고, 탄약이나 살상무기는 지원을 안 했는데 자꾸 포탄도 우회 지원을 했다는 의혹들이 있지 않나."
"따라서 북러가 밀접하면 밀접할수록 우리에겐 큰 위기로 온다. 북한과 러시아의 동맹을 불편하게 보는 나라인 중국을 활용해야 한다. 미국, 대한민국, 중국이 3자 회담을 하고, 4자 회담으로 북한을 끌어들여서 회담을 통해 비핵화 논의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논의들이 시작되면 절로 이 간격이 벌어질 수가 있다고 본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세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세일보 손시은 PD]
"트럼프 당선시, 한반도 안보 쪽 '기회 요인' 많을 것"
"트럼프 당선되면, 방위비 분담 요구 등 위기 요인"
"北, 4~5년 전과 달라…경제제재 풀기 위한 韓·美 중요도 줄어"
"韓日 관계, 우리가 채워놓은 물컵마저 차버린 꼴"
"걸림돌 돼 왔던 역사나 독도 문제 '지우기' 하고 있어"
Q.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경쟁을 하고 있는데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혹은 해리스가 당선됐을 경우 한반도 외교 안보 등에 미칠 영향은?
"큰 틀에서 보면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된다면 바이든 정부를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에 외교나 안보 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그럼 한반도에서의 큰 변화는 없을 것 같고, 경제 정책도 비슷할 것 같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된다면 변화가 많겠다. 기회 요인과 위기 요인이 상존한다고 본다. 위기 요인은 우리에게 방위비 분담을 더 많이 시킬 것이고, 경제적으로 더 보호무역주의로 가서 관세를 올린다던지 이런 것들이 더 많이 이루어질수록 경제적 위험 요인으로 본다.
Q. 기회 요인은?
"안보 분야는 기회 요인이 더 많다고 본다. 지금 우리에게 북한의 핵 미사일이 가장 큰 위협인데, 어떻게든 비핵화 평화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그것을 시작하기가 쉽겠다 싶다. 트럼프는 과거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비핵화를 위한 문턱까지 갔지 않나. 하노이 노딜로 다시 원위치 갔지만 사실 조금만 인내를 갖고 했으면 어느 정도 합의가 돼서 영변 핵시설을 단계별 비핵화에 들어갔을 텐데 아쉬운 지점이다."
"아마 김정은 위원장이든 트럼프 전 대통령이든 잘 알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 위원장이 축하 서신부터 보낼 거 아니겠나.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어떤 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회 요인이 있겠다. 그래서 그걸 잘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Q. 올해 11월 미국 대선 결과 북한 김정은의 대미·대남 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있을까. 정세현 정 장관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싱가포르 북미 협상 시즌 2가 시작돼, 비핵화가 비확산 및 ICBM 중단 등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는데.
"지금은 한꺼번에 하기는 어려울 거다. 북한의 위상이 4년 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할 때와는 또 달라졌다. 4~5년 전만 해도 북한은 고립이 돼 있었다. 북한이 핵 개발이든 미사일을 하게 되면 중국, 러시아도 같이 규탄했고, 경제 제재에 다 동참해왔던 건데 지금은 북한이 아쉬운 점이 많이 줄었다."
"왜냐하면 러시아와의 문이 열려서 동맹이 되면서 경제 교류도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북한 군수공장이 활발히 돌아간다고 한다. 러시아에 무기를 주는 대신 북한에 필요한 식량, 가스, 석유나 군사 기술을 받아올 수 있다. 예전에는 북한이 미국과 대한민국을 통해서 경제제재를 풀고, 생존의 길을 찾았는데 이제는 미국과 한국의 중요성이 줄어들었다."
"러시아 문이 열리며 그렇게 쉽게 되진 않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낸다 하는데, 전쟁이 빨리 종결되면 또 훨씬 쉬워질 수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 무기를 지원하는 북한의 가치가 좀 떨어지므로, 그러한 것들의 기회 요인들을 트럼프 후보는 잘 살릴 거라고 본다."
Q. 지난해 박진 외교부 장관이 대한민국이 물컵의 반을 채우면 일본이 나머지 반을 채울 것이라고 발언했는데, 현재 결과는 어떻게 보는지.
"일본의 선의에 기대 외교를 했는데 결국은 짝사랑으로 끝났다. 물컵의 반은 채워지지 않고 오히려 우리가 채워놓은 물컵마저 차버린 꼴이다. 처음 윤석열 정권이 들어와서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측면에서 이런 걸 양보한다, 이렇게 설득했는데, 지금 보니 한국과 일본이 동맹으로 가는 길을 걷고 있고 있다고 강하게 의심한다."
"그래서 걸림돌이 돼 왔던 역사나 독도 문제 '지우기'를 하고 있지 않나 한다. 역사 문제는 뉴라이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전면에 배치해서 일제강점기 일본과 싸워왔던 독립의 역사, 고통의 역사도 지우려고 하는 것 같다. 독도가 걸림돌이 되니까 자꾸 눈에 걸리는 (조형물 등을) 치워버리고, 그러니까 독도 수호 의지도 약화된 것 같다."
"작년에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해군 홍범도함 개명 등 움직임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국민적 저항을 받고 이제 잠시 보류가 된 상태인데 빨리 백지화해야 된다. 이런 것도 우리 독립의 역사를 지우는 한 형태다."
Q.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퇴임 전 방한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앞으로도 한일관계 개선에 협력하자고 했고,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발전은 선택이 아닌 역사적 책무"라고 호응했다.
"최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건 짝사랑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 (기시다 총리 퇴임을 앞두고) 졸업 여행을 시켜준 거라고 보여진다. 한일 양국이 재외국민보호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하고 성과로 떠드는데, 사실 재외국민 보호는 이미 전 정권에서도 인도적 차원으로 이뤄졌다. 예를 들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해서 탈출할 때 자국민과 같이 대피시킨다든지 당연히 해왔던 건데, 협력 각서 서명으로 포장해서 보여주기식으로 했던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