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전자상거래 악용한 마약 밀반입량 2배 증가.. "근본대책 필요"

국제우편·특송화물 통한 마약 밀반입량.. 3년 사이 '약 2배 증가'
정일영 의원 "관세청 일회용 개인통관고유부호 신속 도입하고 근본 대책 내놔야"

지난 3년간 전자상거래를 악용한 마약 밀반입량이 91% 증가했지만, 관련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관세청의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20일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제우편·특송화물 마약류 밀반입 적발량이 2023년 기준 2021년 대비 약 2배(287.2kg, 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국제우편·특송화물 마약 밀반입 적발 건수는 2021년 957건에서 재작년 657건, 작년 522건으로 해마다 감소했으나, 적발량은 2021년 314.7kg에서 재작년 587kg 작년 601.9kg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 적발량은 410.2kg다.

개인통관번호 도용을 통해 마약 밀반입이 시도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한 고등학생이 SNS에서 알게 된 사람에게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알려주면 8000만원을 지불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도용해 시가 7억4000만원 상당의 마약류 케타민 2.9kg을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기소 되기도 했다.

정일영 의원실은 개인통관고유번호의 도용이 잦고 이에 대한 관세청의 대처가 미흡한 탓에 해외 전자상거래 이용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전자상거래 거래 시 개인통관고유부호는 필수 기재사항이다.

연도별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건수는 올해 8월까지 1만200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535건)보다 1467건 증가했다.

이에 정일영 의원은 "지난 업무보고 당시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신고에 대해 관세청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에 (관세청에서) 돌아온 답변은 도용신고센터 운영과 2026년 10월 구축 예정인 전자상거래 전용 통관플랫폼에 도입될 일회용 개인통관고유부호 뿐이었다"면서 "전자상거래를 통한 마약류 반입이 증가하고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이 증가해 국민 불안감이 큰 시기에 2년이라 기다리라는 것은 무책임한 관세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관세청이 일회용 개인통관고유부호 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안전하게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관세청의 소극적 관세행정을 지적하고 이로 인한 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