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발바닥 물집 사진 보여주자, 배드민턴협회장 "규정 바꾸겠다"

민주 민형배 "규정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어른들의 한심한 처신"

"국가대표 선수가 신발이 안 맞아서 불편 호소…협회장 왜 하나" 사퇴 촉구도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이 국가대표 선수에게 후원사 물품 사용을 강제하는 규정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규정은) 제가 혼자 개인적으로 바꾸고 싶어도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이날 현안질의에서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발바닥 물집 염증 사진을 공개했다.

민 의원은 "(안 선수) 본인은 (발바닥 염증이) 신발 때문이라고 한다"며 "(후원사) 브랜드 신발을 신고있을 때 나타난 현상이다. 벌써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스폰서 관계 때문에 제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민 의원은 김택규 회장을 향해 "다른 나라들은 예외 규정을 뒀는데 왜 대한민국의 배트민턴협회만 몇 년 동안 예외 규정을 주지 않아서 안 선수의 신발을 교체해달라고 요청하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안 바뀌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규정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어른들의 한심한 처신이 이해가 안 된다"며 "선수가 신발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얘기하고, 저렇게 발이 난리가 났는데 저걸 그냥 두고 보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라고 재차 질문했다.

이에 김 회장은 "4년 간 계약이 이뤄졌다"며 후원사와의 계약에 따른 규정을 이유로 들었다.

배드민턴협회 규정은 '국가대표 자격으로 훈련 및 대회 참가 시 협회가 지정한 경기복 및 경기 용품을 사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라켓과 신발처럼 경기력에 직결되는 용품까지 후원사 물품으로 쓸 것을 강제하는 경우는 올림픽·아시안게임 종목 가운데 배드민턴과 복싱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민 의원은 "협회장을 왜 하는가. 그런 것을 해결하라고 협회장 하는 것 아닌가"라며 "국가대표 선수가 신발이 안 맞아서 불편을 호소하는데 그걸 풀어줄 생각을 해야지 무슨 규정이냐"며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