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목사, 수심위 불참 "스스로 자동반사적 변명, 죄 방어할 수 있다는 염려 있어"
"청탁금지법 위반 무조건 관철해야 한다고 변호사에게 전권 위임"
"공무집행 방해, 명예훼손, 주거침입 등 3개 혐의…기소 방어 반박 준비"
류재율 변호사 "수심위 희한…검사는 무죄 주장하고 피의자는 유죄 주장"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 등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가 24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왼쪽은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 오른쪽은 최 목사의 대리인 류재율 변호사.[사진=연합뉴스]
수심위는 24일 오후 2시부터 대검찰청에서 비공개로 현안위원회를 열고 최 목사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와 기소 여부 등을 심의하고 있다.
최 목사는 청탁금지법 위반, 명예훼손, 주거 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수심위는 최 목사 측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각각 제출한 30쪽 이내의 의견서, 양측의 현장 진술, 질의응답 내용 등을 토대로 안건을 심의하게 된다. 최 목사는 이날 수심위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는다.
최 목사는 수심위가 열리기 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심위원들이 거의 법대 교수, 전직 검찰 간부 등 전문적인 법조인 출신 민간인"이라며 "그런 분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제 스스로 자동반사적으로 변명을 하거나, 내 죄를 방어할 수 있다는 염려가 있다"며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의 비판과 예리한 지적, 또 검찰이 준비한 자료들을 제가 전문적인 지식 없이, 트레이닝 없이 방어하긴 역부족"이라며 류재율 변호사만 참석한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특히 "청탁금지법 위반은 무조건 관철해야 한다고 변호사에게 전권을 위임했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명예훼손, 주거침입 등 나머지 3개 혐의는 기소하는 것을 방어하도록 반박할 준비를 해 왔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 대신 수심위에 참석하는 류 변호사는 "오늘 수심위를 보면 희한하다. 검사는 무죄를 주장하고 피의자는 유죄를 주장한다. 대한민국에 이런 상황이 있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양심에 입각해 사실과 증거, 법리를 바탕으로 수심위원들에게 '청탁이 있었다',그리고 직무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위반이 왜 아니냐'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잘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선물들이 취임 축하 표현이거나 취재·만남을 위한 수단이었을 뿐 직무 관련성은 없었으므로 김 여사와 최 목사를 모두 불기소 처분해야 한다고 설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원석 전 검찰총장 직권으로 지난 6일 소집된 수심위에서는 김 여사에게 적용된 청탁금지법 위반 등 6개 혐의 모두 '불기소 권고' 의견을 냈다.
최 목사는 해당 수심위 결과에 반발해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에 수심위 소집을 요청했다. 검찰시민위원회가 수심위 소집을 권고함에 따라 이날 별도 수심위가 열리게 됐다.
수심위는 심의를 마친 후 의견을 모아 권고안을 도출한다.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심의 의견은 이날 오후 늦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수심위 의견은 권고사항일 뿐 검찰이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김승호)는 수심위 결과가 나온 후 사건을 최종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도 참석했다. 송 대표는 "심각한 윤석열 정권의 권력적 비리와 부패를 지적하는 사람을 오히려 대신 잡아 다가 수사하는 적반하장, 도둑이 매를 드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최 목사가) 스스로 처벌해달라는 심정이 얼마나 처연할까 싶다"며 "나라를 바로잡고자 하는, 이대로 이 나라를 놔두면 큰일나겠다는 절박한 애국심 때문에 이 고난을 자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