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이 내년 어려운 경제 속에서도 시장의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위해 규율과 제재를 엄격히 집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권 위원장은 29일 과천청사에서 공정위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종무식에서 송년사를 통해 "경제가 어려울 수록 시장의 룰을 명확히 하고, 반칙하는 기업에게는 엄격한 제재를 가함으로써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정치.경제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한 해가 예상된다고 하지만 상황이 어렵다고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과 국민의 기대에 대한 책임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권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공정위가 올해 출자총액제한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란 등을 매듭짓고 내년에는 카르텔(담합) 규제 등 기업들의 불공정행위 근절을 통한 시장경쟁질서 확립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과 맞물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권 위원장은 "출총제 대안마련 과정에서 당초 목표했던 정책수단들을 모두 다 확보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언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과 대규모 기업집단시책에 대한 외부의 관심 집중으로 인해 공정위 본래의 역할인 시장경쟁 촉진 및 소비자 보호역할이 상대적으로 묻힌 점은 개인적으로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공정위는 시장질서를 감시하는 준사법기관이면서 어느 정부 부처보다 국민적 기대가 큰 부처"라고 전제한 뒤 "이는 그만큼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며, 약간의 실수에 대해서도 냉엄한 평가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이어 "올해 일어났던 몇 가지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그동안 공정위가 이룩한 성과가 가려져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뼈아픈 자기성찰과 혁신을 통해 청렴한 공정위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